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 불려온 이란의 수도 테헤란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유린되면서 중동에서 해묵은 종파간 갈등이 부각되며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번 테러는 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쯤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됐다. 테헤란 도심 의회 건물과 남부에 위치한 이맘 호메이니 묘역에서 무차별 총격과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테러리스트 6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5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이란 경찰은 의회에서 3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무장괴한들을 사살했고, 여성 테러리스트 1명은 묘역에서 자살했다.
테러가 발생한 발생한 장소는 매우 상징적이다. 8일 CNN은 “테헤란을 겨냥한 이번 공격은 과거 수 십년간 가장 대담한 공격이었다. 목표물은 상징성이 매우 강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의회는 종교를 상징하고, 호메이니 묘역은 종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이란에 대한 최고의 적대감을 노출한 셈이다.
IS가 이란을 자극할 수 있는 장소로 정치적 상징인 의회와 함께 종교지도자였던 호메이니 묘역을 선택한 것이다. IS는 시아파를 이교도로 지목하고 이른바 ‘종파청소’를 주장해왔다.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 배후를 자처하며 의회 내에서 인질들을 처형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다.
이란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회의를 소집하며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고 있다. 이란 내무부는 “테러는 비겁한 공격이며, 앞으로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에 능동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테러범들은 이란 출신으로 IS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정예 혁명수비대도 성명을 통해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를 지원하는 중동의 반동정부(사우디)의 지도자를 만난 지 1주일 뒤에 일어났다”며 “IS가 이번 잔인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것은 미국과 사우디가 개입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사우디 왕가가 수니파 테러조직 IS를 후원해 왔다고 지목해왔다.
여기에 사우디가 친이란 성향의 카타르를 상대로 고립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중동정세는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