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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도청 의혹 문건, KBS가 한나라당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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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도청 의혹 문건, KBS가 한나라당에 줬다"

    KBS 임창건 전 보도국장, 뉴스타파 취재에서 밝혀

    8일 방송된 '뉴스타파' 보도 (사진='뉴스타파' 캡처)

     

    2011년 정치권과 언론계를 들썩이게 했던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이 6년 만에 새 국면을 맞게 됐다. KBS 전 보도국장이 당시 도청 의혹 녹취록을 KBS 쪽에서 한나라당에 전달했다고 증언한 까닭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1년 6월 일어난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한 새로운 증언을 8일 공개했다. 그동안 KBS에서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계속해서 주장한 것과 달리, KBS가 대화 내용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정리한 보고서를 한나라당에 직접 전달했다는 것이 요지였다. (링크)

    임창건 KBS 아트비전 감사(2011년 6월 당시 보도국장) 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악의적으로 이용하려거나 했던 것은 아니"고, "흔히 말하는 도청은 아니"라면서도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보고 읽은 문건은 KBS가 만들었다고 밝혔다.

    임 감사는 악의적인 목적이 있는 도청과 KBS가 했던 행위에는 차이가 있는 것처럼 구분지었으나, 회의 참석자가 아닌 제 3자가 어떤 형태로든 몰래 회의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상 이는 불법 도청이다.

    임 감사는 해당 문건에는 회의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적혀 있었다고 설명하며 "그 문건은 우리가 만든 거야. 그건 맞아. KBS가 만든 거야. 보고서는 우리가 만든 거지"라고 확인해 주었다.

    임 감사는 어떤 KBS 인사가 한선교 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당시 대외업무는 고대영 보도본부장(현 KBS 사장)이 총괄했다고 말했다.

    8일 방송된 '뉴스타파' 보도 (사진='뉴스타파' 캡처)

     

    또한 그때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역시 단순히 밖에서 들어서는 그렇게 세세한 발언 내용까지 파악할 수 없다며 '도청'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을 했다.

    고 사장은 지난 2015년 11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KBS의 민주당 도청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도청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 정황과, 한선교 의원이 들고 읽었던 문건을 KBS가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고 사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이강덕 당시 정치부장(현재 디지털주간)도 마찬가지였다.

    뉴스타파는 "당시 KBS가 수신료 인상이라는 자사 이익을 위해 기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고, 이를 여당 정치인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건의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 KBS 새노조,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재수사 촉구

    2011년 6월 불거진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은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정작 관련 수사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당시 한선교 의원은 "민주당이 작성한 문건을 제3자에게서 받았다"며 KBS에서 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KBS 역시 도청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도청한 것으로 의심되는 KBS 기자는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고 경찰 조사를 했지만, 사건의 절대적인 증거가 될 자신의 핸드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8일 방송된 '뉴스타파' 보도 (사진='뉴스타파'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8일 성명을 내어,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팩트가 나온 만큼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새노조는 "당시 검경은 6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불기소 처리했다. 도청 의혹과 무관할 수 없는 KBS 관계자들을 충분히 조사하지도 않은 채 나온 수사 결과여서 부실 수사 논란이 들끓었지만 그 뿐이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에 재를 뿌릴 수사였던지라 조용히 그렇게 묻혀버리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새노조는 "공영방송과 여당 정치인의 유착은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 언론사에 남을 부끄러운 스캔들이다. 6년이나 지난 사건이지만 사법적 절차로 분명한 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 동시에 책임을 물을 이는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대영 현 KBS 사장 역시 재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 사장은 당시 KBS 보도본부장으로서 도청 의혹의 전말을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을 위치에 있었다"며 고 사장에게는 진실을 밝히고 자진사퇴할 것을, 검찰과 경찰에게는 KBS의 도청의혹 사건을 즉각 재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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