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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대통령의 지시였다"…'코미 증언' 미국 뒤흔들다



미국/중남미

    "그것은 대통령의 지시였다"…'코미 증언' 미국 뒤흔들다

    • 2017-06-09 05:34

    특검의 트럼프 대통령 사법방해 혐의 수사 착수 시사.. 탄핵으로 연결될지 관심

    미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대에 선 코미 전 FBI 국장 (C-SPAN 영상)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놓아주라’고 한 발언을 대통령의 지시로 인식했다고 공개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나는 그것을 (대통령의) 지시라고 봤다"

    코미 전 국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에 나섰다. 그는 증언대에서 “나는 그것을 지시라고 봤다. 미국 대통령이 나와 독대하면서 (플린을 놓아주길) 희망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것이 그가 내게서 바라는 것이라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 코미 국장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플린 전 보좌관은 좋은 사람이다. 그를 놓아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바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지시나 다름없는 행위로 해석됐다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또 앞서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단 둘이 백악관에서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임기를 채우고 싶으냐는 질문을 하면서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자신을 주종관계(또는 후원관계)에 두려는 시도였다고 증언했다.

    결국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갖고 한 발언이었고, 사법 방해죄에도 해당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 행위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것이 매우 혼란스럽고 우려스러웠다”고 말하면서 즉답을 피해갔지만,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또 사법방해가 일어났는지 여부를 특별검사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특검 임명 이끌어내려 언론에 대화 내용 폭로"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해임된 이후 의회에서 공개증언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해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행동이 코미 전 국장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해임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FBI가 혼란에 빠져있고, 직원들이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며 ”이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선택“이었고 "의심의 여지 없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러시아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유도하기 위해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유출했다고 실토해 눈길을 끌었다.

    코미 전 국장은 “나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내 친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이 적힌 메모의) 내용을 기자에게 공유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특별검사 임명으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 트럼프 측, "대화 유출 수사해야" 반격

    그러나 이 부분은 정보유출 행위에 해당해, 트럼프 옹호 진영으로부터는 반격의 빌미로도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마크 카소위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의 대화를 유출한 혐의로 코미 전 국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코미가 메모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우리는 이런 유출이 수사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적절한 기관에게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놓아주기를 희망한다(hope)'는 표현 외에 직접적으로 수사 중단을 요청하는 발언을 듣지는 못했고,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 요청도 2월 14일 단 한 차례에 그쳤다고 증언한 점은 트럼프 측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FBI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확인해준 점도 트럼프 진영의 논리를 강화해주는 부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 당장 탄핵으로 연결되기는 힘들지만...

    코미 전 국장은 이날 증언에서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가 1년 가까이 걸릴 것이라고 개인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 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는 뜻이다.

    코미가 증언한 여러 정황이 대통령의 사법방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부 증언은 트럼프 측의 입장을 강화해주는 부분도 있어 당분간 해당 사안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낮 1시부터는 미 상원 정보위에 비공개 증언을 시작했다. 정보위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있을 의회의 조사 결과 발표, 그리고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가 러시아 스캔들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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