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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AI 플랫폼 경쟁 "왜 하필 스피커?"…韓 걸음마 수준



IT/과학

    불붙은 AI 플랫폼 경쟁 "왜 하필 스피커?"…韓 걸음마 수준

    '아마존-구글' 양대 산맥에 애플·MS·소프트뱅크까지 가세…교체주기·값↑ AI 보급 어려워

    손가락 하나면 다 되던 세상에서, 손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다 되는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 경쟁으로 점철되던 글로벌 IT(정보기술) 전쟁이, 인공지능(AI) 스피커로 불붙은 것이다.
    애플의 AI 스피커 '홈팟'. (사진=애플 홈페이지 제공)

     



    아마존, IBM, MS, 구글은 물론 소프트뱅크, 최근엔 애플까지 세계 각국의 주요 IT 기업들이 난데없는 '스피커 전쟁'에 뛰어든 것은, AI 플랫폼 선점 경쟁이 있다. 스피커는 이용자와 AI 서비스와 구동된 각종 스마트 기기 사이에서 명령을 인식 및 수행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과 KT로 대표되는 이동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업체들까지 AI 스피커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괄목할만한 성적을 이미 거둬들이고 있는 해외 기업들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 '아마존-구글' 양분한 AI 시장에 애플·MS·소프트뱅크까지 가세

    AI 스피커 전쟁은 아마존의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생한 '에코'가 불을 지폈다. AI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는 2014년 출시돼 현재까지 1000만대 이상 판매, 글로벌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디스플레이가 있는 '에코쇼'는 화상전화나 아마존 비디오 시청도 가능하다. 이처럼 스마트폰, 가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서도 알렉사를 적용하면서 AI 스피커인 에코와 연동되는 기기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마존은 에코를 차세대 쇼핑 플랫폼으로 만드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과 양분하다시피 한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도 단순히 음악을 틀어주는 스피커가 아니다. 지난 10월 출시된 구글홈 역시 글로벌 가전 업체와 협업을 통해 구글홈의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구글홈에 탑재된 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는 LG전자, GE 등 가전업체 70여곳의 기기와 연동된다.

    최근 애플도 '홈팟'으로 AI 스피커 전쟁에 가세했다. 홈팟은 349달러로, 에코(179달러), 구글홈(129달러)보다 두배 정도 비싸다. 그러나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무기로 AI 스피커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홈팟은 애플 뮤직과 음성인식 AI 비서인 '시리'를 더했다고 볼 수 있다. 실내 공간의 가구 배치 등에 따라 오디오 레벨과 음향이 자동조절된다. 또 스피커에 탑재된 '시리'에게 음악 재생 뿐 아니라 메시지 확인, 날씨, 교통상황, 주식 검색 등 다양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MS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오디오 전문 업체 '하만카돈'과 협력해 AI 스피커 '인보크'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엔 MS의 AI 비서 '코타나'를 적용했다. 출시는 올해 3분기로 예상된다.

    자사의 '스카이프' 기능을 탑재, AI 스피커 최초로 전화가 가능하다. 또 하만카돈의 높은 사운드 기술과 디자인으로, 에코나 구글홈보다 스피커 기능면에서는 에코나 구글홈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로봇기술 스타트업인 '플렌고어 로보틱스'와 협력해 AI 스피커 '플렌 큐브'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사용자 얼굴 인식, 음성 명령 수행, 온라인 검색 등 기능은 비슷하다. 단 모국어와 영어 외 중국어와 한국어까지 지원한다는 게 차별화된 부분이다.

    ◇ 왜 하필 '스피커'? 교체주기↑ 비싼 제품에 탑재된 AI는 보급 어려워

    '사물인터넷(IoT)'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으로 꼽힌다. IoT란 컴퓨터, 휴대전화같은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냉장고, 침대 등 모든 사물이 온라인으로 연결, 제어하는 서비스다.

    여기서 사물인터넷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AI가 등장한다. 주변 환경을 인지, 판단해 상황에 따라 환경을 제어하는 역할을 AI가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는 형태가 없다. 이에 사람의 명령을 받고 이를 수행하거나, 스스로 인지하더라도 다른 사물에게로 전달할 '메신저'가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이처럼 사물인터넷 허브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붙는다.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고, 사용자 명령을 입력 및 수행할 수 있도록 장시간 전원이 켜져있어야 한다. 실내 사물들을 제어하기 쉬운 위치에서, 명령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응답 역시 바로 소리내서 출력해야만 한다.

    ICT 기업들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한다고 판단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TV는 필수품목이 아닌데다 가격도 비싸고 항상 켜진 상태로 두기에는 전기 요금이 만만치 않다.

    냉장고나 세탁기도 자주 교체하는 제품도 아니고 스마트 기능을 입혔더니 가격은 천청부지 치솟는다. 작고, 휴대 가능하고, 배터리도 많이 먹지 않는 블로투스 스피커에 주목한 이유다.

    ◇ 韓 수준은? 제조사·이통사·포털 등 뛰어들지만 아직 걸음마 "업계 협력해야"

    국내 시장은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등 이통사들이 AI 스피커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자사 AI 기술을 탑재한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2.0' 출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올 하반기 AI 스피커 출시를 예고했다.

    또 MS가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과 협력해 AI 스피커를 내놓은 만큼, 삼성전자는 자사 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스피커를 자체적으로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공지능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업체들이 벌써부터 AI 스피커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둬들이는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상용화할 수 있는 AI 기기나 또 이와 연동되는 가전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점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마존은 자사의 플랫폼을 적극 개방하고 구글은 이미 선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AI 플랫폼 및 스피커를 산업 전체에 적용, 확대해나가고 있다.

    음성인식 AI비서 '시리'를 가장 먼저 선보인 애플과 MS 등은 가격을 낮추기보다 스피커 기능을 강화하며 선발주자들과 차별화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AI 스피커의 핵심은 인간의 음성을 인식하는 자연어처리 기술과 명령을 논리적으로 분석,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꼽힌다. 즉 이 모든 기술에는 빅데이터가 기반인만큼 협력사와 협력분야가 넓을수록 AI 스피커 경쟁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개방하고 영토확장에 적극적인 기업은 AI시장 주도권을 잡게 되는 반면, 초기 주도권을 놓치면 아예 시장 생존이 어려워진다"면서 "해외에서는 AI를 의료, 세무 등 다양한 업계에서 쓰이는 국내에서도 더 많은 산업에서 활용되도록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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