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당국 불허로 어머니 최순실 씨 면회에 실패한 정유라 씨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주변 인물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였던 검찰이 이번 주 정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 승마 특혜와 해외 은닉 재산 등에 대한 추가 수사 성과에 따라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중에 정 씨를 소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확보한 검찰이 정 씨를 상대로 더 물어볼 부분이 생겼다는 의미다.
어머니 최 씨와 공범 관계인 이화여대 학사 비리 등 기존 업무방해로는 영장 재청구가 사실상 어려워 보이는 만큼 검찰이 구속의 필요성에 대한 추가 정황을 확보했거나 새로운 혐의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제송환 직후 정 씨를 조사한 이후 현재까지 해외 도피 기간 두 살배기 아들을 돌봐준 60대 보모와 정 씨의 마필관리사, 전 남편 신 모 씨 등을 조사했다.
정 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이들을 상대로 삼성 승마 지원, 해외 은닉 재산과 도피 자금 등에 대한 추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차원에서다.
지난 3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석방된 뒤 집 안에서만 머물던 정 씨는 그사이 돌연 최 씨 면회를 시도했다.
정 씨는 구치소 앞에서 "딸로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기 소식만 전할 예정"이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사건 얘기는 전혀 드릴 생각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모녀의 정을 내세웠지만, '공범 관계'를 이유로 불허될 게 사실상 뻔한 상황이었던 터라 영장 재청구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 씨는 "검찰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며 "검찰이 필요하다면 재청구하실 거고 저는 제 의견을 판사님께 말씀드리겠다"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검찰이 재소환을 통해 승마 지원 관여 정도를 더 깊숙이 밝혀낼지, 해외 재산에 대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정 씨 신병을 결정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