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가 끊임없이 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지만 식품 등 소비자물가가 뛰고 있어 서민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2.0% 상승했다.
이는 전월(1.9%)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매달 2%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 반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축산물, 수산물, 과일 등 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올라 올해 1월(8.5%)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공업제품(1.4%), 전기·수도·가스(-1.6%), 서비스(2.0%) 등 다른 부문과 비교하면 먹거리 물가가 두드러지게 오른 셈이다.
식품 물가는 서민들이 생활과 가장 직접 연결된다. '식탁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실제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축산물 물가는 작년보다 11.6% 올라 2014년 6월(12.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작년보다 67.9% 급등했다. 계란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도 7.6% 올라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도 각각 전년 대비 19.1%, 12.2%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도 각각 5.5%, 7.5% 상승했다.
수산물 물가도 전년 대비 7.9% 뛰었다.
채소, 과일, 어패류 등을 포함한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달 5.6% 올랐다.
신선과실 물가는 19.7% 올라 2011년 4월(20.3%)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오징어(59.0%), 수박(17.1%), 포도(10.9%) 등이 눈에 띄게 올랐다.
AI, 가뭄 등의 악재가 불거져 당분간 먹거리 가격은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잠잠하던 AI가 다시 확산하면서 계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란 가격이 많이 오르면 카스텔라, 롤케이크 등 계란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
계란(특란 30개 기준)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9일 7천967원으로 1년 전(5천119원)과 비교해 55.6% 뛰었다. 1개월 전(7천879원)과 비교해도 소폭 오른 상태다.
오랜 가뭄으로는 양파 등 노지채소 가격이 급등세다.
양파 도매가격은 지난 9일 기준 20㎏당 2만2천800원으로 1년 전(1만5천120원)에 비해 50.8% 급등했다. 1개월 전(2만750원)과 비교해도 9.9% 올랐다.
그 외 치킨 등 외식 메뉴와 라면, 음료,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새 정부가 민생 안정 차원에서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큰 농·축·수산물 물가를 잡아야 전체 소비자물가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입 빈도가 높은 식품 가격이 오르면 가계에 주는 충격이 큰데, 계절적으로 여름에 식품 물가가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수입 확대 등으로 공급을 늘리고 가공식품 등은 인상 요인보다 더 많이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식품 물가 관리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