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2일 국회 시정연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의 권위적인 연설 스타일과는 사뭇 달랐다. 직접 파워포인트(PPT)를 띄워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을 설득하는가 하면 야당 의원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이날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도 전원 기립해 문 대통령을 맞았고, 연설 중간에는 모두 15번의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연설이 끝나고 퇴장할 때도 본회의장을 곳곳을 다니면서 가능한 많은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국정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연설 시간보다 20여분 앞서 국회에 도착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 및 원내대표단과 사전 환담을 갖기 위해서였다. 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은 불참했다.
환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지도부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등 야당이 반대하는 인사청문을 의식한 듯 "국정공백이 길어지니 국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환담이 끝나고 오후 2시에 본회의장으로 향한 문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한국당을 포함해 참석 의원들은 모두 기립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입장시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바른정당, 국민의당 의원들도 기립은 하고 박수는 치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등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는 한국당은 노트북 겉면에 대통령이 정면에 보이도록 항의 피켓을 붙여놓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이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약속 5대원칙 대통령은 이행하라',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정부 각성하라', '야당무시 일방통행 인사참사 사과하라'는 내용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먼저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은 PPT를 준비해 화면에 띄워가며 일자리 위기 상황과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연설 중간중간에 민주당 의원들은 총 15번 박수를 보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박수를 치지 않고 연설을 경청했다. 다만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은 중간중간 박수를 쳤다. 연설 중간 조는 의원도 있었다.
총 34분간의 연설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인사한 뒤 본회의장실 맨 앞줄에 있는 의원들부터 악수를 하기 시작했다.
밝은 표정으로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문 대통령은 국민의당 자리 쪽으로 다가가 국민의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으며 한국당에서도 나경원, 서청원, 정진석 등 뒷줄에 있던 십여 명과 악수를 했다.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눴고,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 당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대표를 맡았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도 악수를 나눴다.
통상 연설이 끝나면 입장하던 길로 곧장 퇴장하던 여당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퇴장하던 전임 대통령들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