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자료사진)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한 '금호' 상표권 사용조건을 거부했다.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에 따른 박 회장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은행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어 중국 더블스타가 박 회장이 제안한 상표권 사용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기존 조건으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할 것을 박 회장 측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기존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경영권 박탈과 채무 만기연장 불가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블스타는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 매출액의 0.2%를 요구했지만 박 회장 측은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 요율 0.5%로 수정 제안했다.
더블스타는 전날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상표권 사용문제에 대한 금호아시아나측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추가 협상을 요청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쪽이 지난 9일 새로운 안을 제시했고 주말에 더블스타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의사 조율을 했는데, 더블스타는 이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채권은행들이 오늘 회의를 통해 국가경제적 측면과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데 의견을 모았고, 박 회장 쪽에 기존 안대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해 달라고 다시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기존의 더블스타 요구안을 박 회장 측에 다시 제시하면서 오는 16일까지 회신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표권 사용 문제를 놓고 양측이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면서 추가 협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상표권 사용 요율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커 추가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거부하거나 수정안을 계속 요구할 경우 '매각 방해 행위'로 간주해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 박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채권단과 금호산업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은 다시 금호산업쪽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