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와 한은이 긴밀하게 상호 협력해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은 물론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두 경제수장은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 10여분간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함께 하며 이 같이 의견을 나눴다고 한은이 발표했다.
두 사람은 신임부총리에 대한 축하 인사와 함께 경제상황 전반에 대해 자유로이 의견을 교환했으며 격의 없이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기로 했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오찬에 앞서 김 부총리는 전날 국회에 방문한 것을 소재로 대화를 시작했다.
김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고 경제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일자리 추경을 빨리 처리해 주도록 당부 말씀을 드리러 (국회에) 갔다”고 말문을 열였다.
그러면서 “국회와 마찬가지로 한은은 우리 경제를 공정하게 또 앞으로 이끌어 가는데 정말 중요한 기관인 만큼 취임 인사 겸 한국은행 창립 67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왔다"며 "저와 기재부 직원들은 한국은행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총재님로부터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듣고자 한다"며 "총재님께서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고"고 덧붙였다.
이에 이 총재는 "부총리 취임을 축하드리며, 바쁘실 텐데 취임 하시자마자 한국은행을 찾아주신데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어 "부총리님을 뵈니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직후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서 경제안정을 위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실에 계셨던 부총리님과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나면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국내경기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안팎의 여건을 살펴보면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주에 미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통상환경도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내 상황을 보면 가계부채라던가 청년실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런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는 없겠지만 부총리께서 그동안 쌓아 오신 지식과, 풍부한 경험, 훌륭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일관성 있게 정책을 펴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도 본연의 임무인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제흐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정부와 협의하면서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각오로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14년 4월 현오석 부총리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상견례만 주고받았을 뿐 오찬은 하지 않았다.
이날 오찬 메뉴는 3만 원 짜리 한식 백반이었으며 배석자 없이 두 사람만 함께 했다. 한은총재와 부총리가 배석자 없이 독대한 것은 2013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