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는 "1·2심 판결 선고 중계"…법원, 규칙 개정 추진할 듯
전국 판사 3명 중 2명은 법원에서 벌어지는 주요 재판의 중계방송을 일부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특히 재판의 결론인 '판결 선고'를 중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은 반대 주장을 압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는 이달 5∼9일 전국 판사 2천9백여 명을 상대로 벌인 '재판 중계방송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공지했다.
총 1천1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1·2심 주요 사건의 재판과정 일부·전부 중계방송을 재판장 허가에 따라 허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판사가 67.82%에 달했다.
특히 판결 선고 중계방송을 재판장 허가에 따라 허용하자는 의견은 73.35%나 됐다.
'최종변론'에 대한 중계는 재판장 허가로 허용하자는 답이 28.04%, 피고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만 허용하자는 쪽이 35.83%, 허용 불가란 주장이 34.55%로 나뉘었다.
이번 설문은 특정 사건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국정 농단' 재판의 방송 중계 여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 내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커 중계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는 만큼 중계를 금지하는 현 규칙을 개정하기 위한 내부 의견 수렴 절차다.
현행 대법원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은 재판 시작 전 법정 내 촬영을 허용하지만, 본격적인 공판·변론 개시 후엔 녹음·녹화·중계를 불허한다.
조만간 규칙이 개정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박 전 대통령 등의 1심 사건 변론이나 선고를 전 국민이 TV 앞에서 지켜볼 수도 있는 셈이다.
현재 대법원은 2013년부터 중요 사건의 공개변론을 온라인으로 생방송 하며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등 모든 변론을 촬영해 2∼3일 후 홈페이지에 올린다.
국외에선 미국 대다수 주, 호주, 뉴질랜드, 영국, 이탈리아,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방송중계를 전면 또는 일부 허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