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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청취자 데이터' 제공 발표에 팟캐스트 시장 '들썩'

IT/과학

    애플 '청취자 데이터' 제공 발표에 팟캐스트 시장 '들썩'

    팟캐스트 시장에 일대 변화 예고…광고업계도 눈독 들여

     

    애플이 팟캐스트 제작들을 위해 청취자 피드백 데이터인 '팟캐스트 애널리틱스' 제공한다.

    애플은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7) 팟캐스트 세션에서 iOS 11 업데이트를 통해 팟캐스트에 큰 변화를 예고 했다.

    애플은 청취자가 실제 듣고 싶은 콘텐츠를 결정하고, 외면받는 콘텐츠는 자동 도태 되도록 팟캐스트의 운영방식을 대대적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특히 팟캐스터(팟캐스트 제작자)는 애플이 처음으로 제공하는 청취자 분석 툴에 접속해 잠재적 청취자가 청취하는 부분, 건너 뛴 부분,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 보지 않은 에피소드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구글 애널리틱스나 페이스북 인사이트 등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이미 익숙한 서비스지만 개인정보의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애플이 사용자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그동안 에피소드 다운로드 현황만 공개돼 인기 여부를 대강 판가름 하는데 그쳤지만 팟캐스터가 청취자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청취자가 원하는 양질의 에피소드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또, 팟캐스트 앱에 더 명확하고 간결한 제목, 더 빠른 재생 기능을 제공해 팟캐스트 청취자 환경도 대폭 개선 한다.

    애플의 변화에 팟캐스트 제작자들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오디오 드라마 제작사로 팟캐스트에 크라임타운(Crimetown)을 서비스 하고 있는 김릿미디어(Gimlet Media)의 매트 리버 회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리얼 팟캐스트가 등장해 핵과 같은 파급력을 일으킨 이후 팟캐스트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일이 발생했다"며 흥분했다.

    처음 등장한 지 10년이 넘은 애플 팟캐스트는 현재 155개 국가에서 40만개의 채널, 1400만개의 에피소드가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활동이 활발하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ESPN, BBC, 라디오프랑스, CRI, CNN 등 주류 신문·방송(TV·라디오)은 물론 MTV, 보그, 디즈니 등 콘텐츠 미디어들도 뛰어든 상태다.

    애플 팟캐스트 애널리틱스 (캡처=리코드)

     

    Clammr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팟캐스트 소비는 80% 이상이 애플 기기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최근 구글 플레이(안드로이드), 아마존 에코 등의 다른 플랫폼으로 점유율이 다변화 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의 최근 소비가 라디오와 오디오 소비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팟캐스트의 변화를 두고 업계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당수 콘텐츠에 크고 작은 광고가 붙을 정도로 이 새로운 라디오 온 디맨드(Radio On Demand) 팟캐스트는 이미 주류 미디어로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팟캐스트 업계는 2017년 약 2억5천만달러(약 2800억원)의 광고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라디오 광고 수익 규모인 140억달러(약 15조8천억원)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계는 애플의 팟캐스트 개방이 본격화되면 수익률과 성장률이 폭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Bridge Ratings에 따르면 2016년 점유율 20%인 팟캐스트는 올 연말까지 모든 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매월 청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팟캐스트 시장은 현재 미국 기준 2억달러(약 2252억원) 수준으로 2020년 5억달러(약 56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팟캐스트 광고 에이전시 어답터미디어는 애플의 팟캐스트 폐쇄성으로 인해 광고주가 원하는 잠재 고객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팟캐스트에 지원되는 광고 종류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모든 팟캐스트 광고의 90%가 직접반응형(direct response component)이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 리서치 조사도 이를 뒷받침 한다. 청취자가 나중에 듣기 위해 팟캐스트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경우는 27%에 그친반면, 스트리밍 방식으로 즉각적으로 청취하는 청취자가 77%에 달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청취자 데이터는 모두 익명으로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분석 툴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사용자 정보에서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만 익명으로 나타날 경우 비즈니스 타겟팅을 구체화 할 수 없어 팟캐스트 제작자의 광고 비즈니스에 제약이 발생한다. 일부 공개된 '팟캐스트 애널리틱스' 툴은 팟캐스터가 청취자 지향형 콘텐츠를생산을 위해 신경써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분석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계는 애플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Acast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칼 로산더는 "팟캐스트에 아직 유효한 데이터가 없다"며 "실제로 팟캐스터의 활성화를 돕기 위해서는 애플이 팟캐스터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팟캐스트 호스팅 업체와도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doptter Media 창업자인 글렌 루벤스타인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의미있는 '잠재 고객' 데이터가 어떤 종류의 수익을 창출 할 것인지 알게 된 한 해가 됐지만 팟캐스트의 이 청취자 데이터가 그것을 찾고 있는 더 큰 광고주들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애플과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비즈니스 시장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애플이 많은 브랜드 광고주들이 팟캐스트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몸값 올리기에 부채질을 하고 있지만 상업성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기도 한다.

    시장이 무르익을수록 청취자 개인 데이터는 더 많은 공개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같은 통계를 기준으로 팟캐스트 제작 방향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점과 팟캐스트라는 공간에 부여되었던 자유와 실험 정신이 '거대한 비즈니스(Big Business)'에 의해 훼손되고, 많은 독립 미디어의 정신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은 페이스북의 사례를 보면 무시하기 힘든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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