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우리도 학교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

  • 0
  • 0
  • 폰트사이즈

대전

    "우리도 학교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

    • 0
    • 폰트사이즈

    [나는 학교 비정규직입니다⑨ ]"일한 만큼의 보상과 인격적 대우를 해주세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정'하고 '차별'이 없어야 할 학교가 이상하다.

    학교에서 일하는 수 십여 개의 직종이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단지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절반의 임금, 차별, 반말과 무시 등의 대우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재원 마련과 역차별 해소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것이 현실.

    학교 내 다양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CBS가 짚어봤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나는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입니다
    ②학교라는 '감옥' 속 '당직 기사'..."명절이 두렵다"
    ③11개월 쪼개기 계약…초등 스포츠강사의 눈물
    ④구멍 뚫은 잣에 솔잎 끼우기…교무행정사 눈물겨운 '접대'
    ⑤급식실 안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불가능할까?
    ⑥"실비 보험 들었지?" 급식실 산재 쉬쉬하는 학교
    ⑦학교 비정규직 대다수는 '여성'...인권 침해↑
    ⑧학교 비정규직 차별..."학생의 인성·가치관 형성에도 악영향"
    ⑨"우리도 학교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
    (끝)


    (자료사진)

     

    "밥이 맛있다거나 배식할 때 웃는 얼굴로 주셔서 감사한다고 쓰여있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조리원 A(52·여)씨는 지난달 15일 스승의 날에 학생들에게 받은 편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A씨는 "담임 선생님이 시켜서 썼겠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색종이에 편지를 썼을 생각을 하니 정말 감격스러웠다"며 "담임 선생님께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했다.

    힘들지만 계속 학교에서 일하는 이유에 대해선 '보람'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졸업하는 친구들이나 졸업한 뒤 찾아와 그동안 너무 감사했고 급식이 너무 맛있었다고 말해줄 땐 정말 뿌듯하다"며 "'6년 동안 잘 먹였구나'란 생각도 들고 '이래서 내가 힘들어도 급식을 하지'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스포츠 강사 B씨는 '가장 뿌듯한 순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느 선생님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가르친 아이들이 찾아와서 감사한다는 말했을 때 또 아이들이 잘됐을 때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또 "나한테 배우기 전에는 할 수 없던 운동과 기술이었는데 중학교 스포츠 클럽 대회에서 입상했다면서 상장을 들고 왔을 때 기쁨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며 웃었다.

    학교에서 학생과 부대끼며 보람을 찾는 이들이 그토록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들은 세간의 지적처럼 무조건적인 '정규직'화를 원하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일한 만큼의 정당한 '보상'과 인격적 대우 등을 통해 차별을 해소하고 학교의 '주체'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이들 역시 학교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학교 노동자란 의미다.

    하지만 A씨는 비정규직에 대해선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했다.

    "아주 유치한 일도 많다. 급식실에서 일하다 보면 늘 온몸에 땀을 흘리는데 수도세를 아끼기 위해 샤워는 집에 가서 하라는 학교도 있었다"며 "앞에선 웃어주면서도 뒤돌아서면 '너희들이 뭘 알겠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B씨 역시 "예전엔 비정규직이어서 안 되는 게 겉으로 많이 드러났다"면서도 "요즘엔 겉으로 보이는 차별은 줄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여전히 '비정규직이라 안 된다'는 대답을 듣곤 한다"고 했다.

    교무행정사 C(36·여)씨는 "원하진 않지만, 교장실에 오는 손님에게 차는 드릴 수 있다"면서도 "최소한 행정실과 교무실은 공동 사용 공간인 만큼 같이 청소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차 배달을 부탁하자 한 여직원이 본인이 이런 것까지 해야겠느냐고 말했다"라며 "무조건 내 일이 아니란 생각보단 동료로 생각해주고 함께 일을 분담하면 좋겠다"고 했다.

    인식 개선 외 임금과 처우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A씨는 "급식실에서 산재 사고가 자주 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며 "인원 배치를 제대로 해서 과중한 업무를 줄이면 산재 사고도 줄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B씨는 "고용은 불안하고 일한 만큼의 대가는 없다 보니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며 "강사들에 대한 처우는 곧 학생들의 학업에도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직 기사 D(74)씨는 "노예와 같은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살인적인 근로 시간을 줄이고 실제 근로 인정 시간은 늘려야 한다. 교대 근무와 쉬는 날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