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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청년이라면 누구나 와서 누리세요”

    청년공간 ‘이음’ 운영하며 청년 섬기는 백석대학교회

    학업과 취업에 지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쉼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위로하는 교회가 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베풀고 지지하며 청년들의 삶에 다가서는 백석대학교회를 소개한다.

    백석대학교회는 1년여 전,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청년들을 위한 공간 ‘이음’을 설립했다. 청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동과 공부, 강연, 모임, 식사와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운동과 심리학 강연, 스피치 특강 등 특별한 프로그램들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와 테이블 등이 마련된 청년공간 '이음' 내부.

     


    교회는 ‘이음’ 공간을 완성하기 위해 청년들의 필요와 성향, 지역적 특성과 접근성 등을 긴 시간 연구하고 고민했다. 이제는 교회 안에서 만나기 어려워진 청년들과 소통하고 싶은 교회의 마음을 담기 위해 애썼다.

    백석대학교회 장동민 목사는 “청년들이 어떤 의미에서 선교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선교사님들이 선교지에 가면 현지인들에게 들어가기 위해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필요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작업이 필요하듯이, 청년들의 필요가 뭔지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야 할 지 배우기 위해 ‘이음’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이어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에 교회가 직접 뛰어 들어 가야한다”며, “꼭 집회를 하고, 나가서 싸우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과연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게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회는 배고픈 청년들에게 집밥과 브런치 등을 제공하고, 공간 운영을 전담하는 사역자를 세워 청년들의 허기진 마음도 위로하고 있다.

    백석대학교회 성도들이 조리에 참여하는 '집밥데이'에 함께 식사하는 청년들.

     


    이곳에서 청년들에게 ‘매니저’로 통하고 있는 백석대학교회 김효성 전도사는 전직 요리사 출신으로, 직접 음식을 요리해 청년들에게 대접하며 청년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대놓고 복음을 전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열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들에게 기독교적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효성 전도사는 “가끔 우울증에 걸리거나 공동체에 잘 속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찾아와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것을 본다”며, “한 사람이 이곳을 찾아와서 변화되고 치유된다면, 그것만으로 이곳은 정말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후원한다는 것을 알고 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나중에 복음을 접하게 될 때 열린 마음을 가지고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며, “교회가 하지 못하는 역할을 이곳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을 찾은 청년들과 대화하는 김효성 전도사(가운데).

     


    이곳을 찾는 청년들은 하루 평균 35~40명 정도. 초반에는 소극적이었던 청년들도 강연과 문화공연 등을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며, 공간 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청년들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환대와 베풂에 많은 것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정지희(33) 씨는 “여기 오기 전에는 거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여기에서는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며 운동도 함께 어울리며 할 수 있어서 자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침에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운동 하는 청년들.

     


    경기 남양주시에서 이곳을 찾고 있는 양수호(28) 씨는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전부 다 열린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모두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인적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 지역의 청년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거주지역에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장동민 목사는 “서울에 교회에서 운영하는 곳이 한 2-30개만 세워진다고 하면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완전히 달라질 것 같고, 넓게는 교회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될 것이고, 다음세대가 세워지며 한국교회 미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공간 운영하며 청년들을 섬기는 백석대학교회.

     


    교회는 같은 마음으로 청년들을 품고 동참할 교회들이 늘어,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지역 곳곳마다 세워지길 바라고 있다.

    사회에선 느낄 수 없는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교회의 마음이 거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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