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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미적미적'…성과급 잔치엔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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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미적미적'…성과급 잔치엔 '요란'

    금융당국도 개입 방안 검토하지 않고 시장원리에 의한 인하 기대

     

    운전자라면 누구나 가입해야 돼서 '국민 보험'으로 여겨지는 자동차 보험료에 대해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들에게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은 최근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4분기 당기 순이익이 1조 20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나 증가한 사상 최대 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도 최대의 이익을 냈으나 성과급 잔치만 요란할 뿐 보험료 인하는 없었다”며 “이제는 자동차보험료를 반드시 인하해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소연은 보도자료에서 “외제차 렌트카 기준변경, 자동차 범퍼 수리비 지급 기준 등 제도 개선과 손보사들이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지속적인 보험료 인상에다 사고율 감소에 따라 손해율이 안정된 만큼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받은 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100%가 넘으면 보험금이 더 많아 적자가 난다는 의미다.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은 통상 78% 정도면 손해보험사 입장에선 흑자가 나기 때문에 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해보험협회 집계를 보면 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올해 1분기에 업계 평균 78%정도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과 관련한 투자 수익을 보고하도록 관련 규정을 바꾼데 따라 집계된 금액이 약 2,500억 원이었다.

    15조 원으로 대략 추정되는 자동차보험료를 손보사들이 굴려서 지난해 이 정도의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어서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금소원 이기욱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올려온 손보사들이 소비자들 돈으로 이익도 내고 손해율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인사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에 대해 담합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봐야한다는 의견을 낸데 따라 자동차보험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실손의료보험료의 인하를 공약했기 때문에 또 다른 ‘국민 보험’인 자동차보험료도 낮추려는 게 새 정부 입장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공약집에 자동차 보험료의 인하는 들어 있지 않고 현재 금융당국도 인위적인 자동차보험료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쪽에서 자동차보험료와 관련한 연락은 받은 바가 없다”면서 “최근 일부 손보사들이 손해율이 좋아진데 따라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내리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 개인용 차량의 자동차보험료는 메리츠화재보험이 올들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1.5% 내렸고 삼성화재는 지난해말 2.7% 내렸다가 올 3월에 0.9%를 다시 올렸다.

    손보업계에선 그동안 자동차보험에서 오랫동안 적자만 봐오다가 최근들어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당장 보험료 인하를 하라는 주문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손해율은 좋아졌지만 중소보험사들의 경우 여전히 사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손해율이 실제 안정적인 추세로 돌아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한다는 보수적 태도를 손보업계는 고수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태풍이나 호우 피해, 장기 연휴 등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지난 겨울부터 이어졌던 촛불 집회도 손해율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주말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만큼 자동차 운행이 줄어든 게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는 태풍이나 호우로 인한 피해가 적었지만 올해 여름은 어떨지 봐야 하고 하반기에 시행되는 과실비율에 따른 보험료 차등화 등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실제 자율화된 자동차 보험료에 대해 지금와서 과거처럼 개입해 인하 압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는 정부가 개입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개입해야 하는 부분은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정보 비대칭”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할 일은 이런 비대칭성을 해소해 시장원리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달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에서 11개 손보사들이 취급하는 자동차보험의 각종 특약까지 소비자들이 한 눈에 구체적인 내용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공시가 강화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렇게 되면 손보사들끼리 가격 경쟁이 일어나면서 인하가 유도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고 이에 대해선 보험업계 관계자들도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자동차보험료는 앞으로 여러 가지 요인에도 손해율이 안정세를 보여야 보험사들이 인하 여론을 외면하기 어렵게 되고 가격 경쟁도 벌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내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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