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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화재 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사회 일반

    "고층 아파트 화재 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런던 교민, "아이 던지고…유럽에선 전쟁상황처럼 묘사"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초기엔 계단을 이용하라
    - 초고층, 30층에 한 곳에 대피공간
    - 사다리는 최대 25층까지 도달
    - 만일의 상황 대비 대비 방안 숙지해야

    <박선영(런던 교민)="">
    - '고립된 걸 보고 탈출' 사망 늘 듯
    - '불나면 집에' 지침 따랐다면 다 죽어
    - 보수공사 때 부당거래 의혹 제기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선영(런던 교민),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영국 현지 시각으로 어제 새벽 1시쯤 런던 중서부에 있는 24층짜리 아파트에서 불길이 솟아 올랐습니다. 거주민들이 한참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였는데요. 4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불과 15분여 만에 아파트 한쪽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순식간에 24층 꼭대기까지 번져갔습니다. 마치 재난영화 또 9·11을 연상케 하는 그 장면이 전 세계에 타전되면서 지금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는데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금 지었다 하면 20층, 30층 고층아파트가 보통이고요. 주상복합도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남의 일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문제 짚고 가죠. 먼저 영국 런던 연결합니다. 교민 박선영 씨 연결돼 있습니다. 박선영 씨, 나와계세요?

    ◆ 박선영> 네, 안녕하세요. 박선영입니다.

    ◇ 김현정> 런던 크렌펠타워 화재. 지금 화재가 발생한 지 23시간쯤 지나가고 있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 박선영> 오늘 아침만 해도 6명이었던 사상자가 오늘 저녁에 12명으로 늘어나면서 현지 반응은 침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부상은 80명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은 120가구가 사는 아파트. 사실은 목격자 얘기를 들으면 그 안에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고립돼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일단은 12명 사망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 숫자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사진=CNN 캡처)

     

    ◇ 김현정> 고립돼 있는 걸 보고 탈출을 했다, 이 얘기인 거죠? 그 사람들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 박선영> 네, 건물에 고립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고 구조를 요청하는 모바일폰이나 손전등의 불빛들이 건물 여기저기서 보였다고 하고요. 건물 밖으로 사람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사람들이 3살에서 8살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15층 건물 밖으로 던져지는 것을 보았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사상자는 많이 늘어나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탈출할 방법은 없고 급한 대로 아이들은 창문 밖으로 던질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었던 거군요.

    ◆ 박선영> 네.

    ◇ 김현정> 아니, 어떻게 저층에서 발생한 불이 그렇게 순식간에 건물 전체 24층을 다 집어삼킬 수가 있는가. 이게 이해가 안 가요. 일단 화재 원인을 뭐로 보고 있고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번진 원인은 또 뭘로 보고 있습니까?

    ◆ 박선영> 아직 화재 원인은 정확하게 나와 있는 것은 없지만 작년 2016년에 건물의 보수공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시공사의 부당한 움직임들이 있었던 것을 감지한 주민들이 자체조직위인 그렌펠액션그룹이라는 것을 결성을 해서 구청에 화재 위험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는 그런 뉴스가 오후에 나왔습니다. 일단은 좀 더 뉴스를 좀 더 봐야 되겠지만 여러 그런 정황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그런 시공사의 부당거래 의혹이 있지 않나 하는 그런 뉴스가 조심스럽게 불거져 나오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애초에 그러니까 저층에서 왜 불이 났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번진 건 보수공사. 그러니까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뭔가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이렇게까지는 추정이 되고 있는 거군요?



    그렇죠. 사실은 이렇게 고층 건물의 시공 기준에 따르면 아파트 가구의 하나하나가 블록형태의 소방안전 상태로 지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그 말은 아파트 한 집에 사고가 나면 그 집이 다 타들어갈 때까지 다른 집으로 화재가 번질 수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런 전문적인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소방안전규칙이 타워 주민들한테 전해졌었죠. 그래서 사고가 나면 집안에 머무르라고 하는. 그런데 결국 그런 규칙을 따랐으면 모든 사람들이 다 죽었을 것이다 하는 그런 뉴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원래는 이렇게 높은 건물에서 사고났을 때는 그대로 있는 게 안전하다라는 지침이 있는데 그대로 있었으면 이번에는 정말 모두가 다 사망하는 이런 상황까지도 갈 뻔했다. 정말 허술하게 지어진 아파트네요.

    ◆ 박선영> 그렇죠. 그래서 시공사의 그런 기준에 따르면 한 집이 전부 타들어가는 데 최소 30분 이상이 걸린다고 하거든요. 그렇다면 전부 화염에 휩싸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60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인데. 결국 문제가 있어도 단단히 있었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러네요. 이게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해서 더 안타까워요.

    ◆ 박선영> 그렇죠. 런던에는 사실은 이런 고층 건물이 없습니다. 런던의 그랜펠타워는 타워식 블록으로 저소득층에 있는 그런 모든 사람들이 살던 그런 집이죠.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아까 화재 원인은 아직 안 나왔다고 했습니다만 이거 혹시라도 테러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박선영> 여태까지 나와 있는 뉴스 보면 테러와는 상관이 없는 걸로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결국에는 부당거래, 시공사의 잘못된 안전수칙 이런 여러 사항. 그리고 4층에 이런 누전이 아닐까라는 그런 추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1974년에 지어진 이 오래된 아파트. 관리도 제대로 안 됐던 아파트라는 점이 결정적인 화재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네요. 크게 번진 것도 그것 때문일 가능성도 크고?

    ◆ 박선영> 그렇죠. 이런 사고는 전례도 없고 유럽 전체에서 이런 커다란 대형화재는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이 사람들의 지금 현지의 반응들은 충격 이상. 전쟁과 같았던 그런 상황으로 사람들이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무후무한 상황, 유럽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지금 나오는데요. 알겠습니다. 박선영 씨. 상황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선영> 감사합니다.

    (사진=CNN 캡처)

     

    ◇ 김현정> 런던의 교민 박선영 씨를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사실 이 뉴스를 접하고 많은 분들이 내가 사는 집에 저런 불이 났으면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들 하셨을 거예요. 우리는 괜찮은 걸까요. 전문가 연결하죠.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영주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영국의 사고. 여기는 고층인데다가 관리까지 안 된 노후 아파트였다는 점. 두 가지가 다 겹치면서 이렇게 사고가 커진 거죠?

    ◆ 이영주>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고층이라는 점 자체는 상당히 피난이라든지 또 화재 진압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고요. 또 모든 건축물이나 사람도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 안 아픈 데도 아프고 이렇게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영주> 실제로 건물도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원래는 안전한 성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후화에 따른 여러 가지 기능의 저하나 작동의 불능이라든지 이런 위험성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사실상 노후화라는 것 자체로도 상당히 많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이런 화재가 발생했다라고 하면 우리 상황은 어땠을까요? 지금 우리의 건물 상태라든지 이런 것들 보면?

    ◆ 이영주> 실질적으로 런던 화재 같은 경우는 발생 원인이나 화재 피해 확산 요인이 이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아서 성급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요. 국내에서도 이런 대형화재의 위험성 이런 것들의 항상 가능성은 있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아파트의 주거비율이 높고 아파트의 주거밀도 이런 것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사실은 대형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이번 화재랑 크게 결과나 양상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특히 초고층이었다는 점을 오늘 조금 더 주목해 보고 싶은데 왜냐하면 요즘 초고층 아파트들. 지었다 하면 다 초고층입니다. 30층, 40층. 심지어 60층까지 나오고 있어요, 그런 아파트들. 최신식이기 때문에 이번 영국의 아파트처럼 그렇게 관리가 안 된다든지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마는 초고층 사시는 분들이 항상 걱정하는 건 우리 아파트에서 불이 나면 이거는 나 어떻게 되는 건가. 어떻게 대피해야 되는 건가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세요. 어떻습니까?

    ◆ 이영주> 실제로 초고층 같은 경우는 사실은 우리가 대피할 수 있는 경로가 사실 수직으로 연결돼 있는 계단이 주로 주가 될 텐데요. 당연히 계단이 화염이나 연기에 노출 안 돼 있는 초기 상태라고 하면 계단을 통해서 대피를 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다만 초고층의 경우에는 계단으로 동시에 모든 층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계단 안에서의 혼잡상황이 발생한다거나 이런 유일한 통로인 계단에 연기라든지 화염이 노출된 상황이면 사실 피난이 여의치 않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영주>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초고층건물 같은 경우에는 한 30개 층마다 한 개씩 피난안전구역이라는 층을 하나씩 두게 돼 있어요. 이 층 같은 경우 화재로부터 방어가 될 수 있도록 구조가 돼 있는데요. 이 층으로 이동을 하셔서 구조를 기다리거나 혹은 여기서 별도로 안전하게 방호된 피난형 승강기나 이런 것들이 구비돼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피난을 하셔야 되는데 말씀하신 대로 초고층에 사시는 분들도 이러한 상황들. 내 건물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를 제대로 인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또 안전에 관련된 피난의 방법들, 이런 것들을 숙지를 하셔야 될 필요도 있습니다.

    ◇ 김현정> 화재 진압용 고가사다리 있잖아요. 소방차랑 같이 오는 고가사다리. 그거는 몇 층까지 커버가 가능합니까?

    ◆ 이영주> 지금 국내에 도입돼 있는 고가사다리 같은 경우에는 지금 전개를 하게 되면 약 한 70m 높이 정도까지 전개가 가능한데요. 건물의 층수로 보면 한 20층에서 25층 정도 사이? 이 정도까지 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은 고층건물이나 초고층 같은 경우에는 모든 층을 전부 다 커버하기에는 좀 한계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이영주> 우리나라 초고층뿐만 아니라 외국의 초고층들, 그래서 그러한 초고층의 피난 대응 때문에 피난안전공간의 안전도를 더 높이거나 실제로 화재가 났을 때 자체적인 방호 성능을 강화한다든지 그런 부분들을 병행해서 안전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초고층아파트 또 우리나라의 그 많은 노후 아파트들. 좀 보완해야 할 점 뭐가 있을까요? 정리를 좀 해 보죠.

    ◆ 이영주> 실제로 초고층 같은 경우는 이런 안전에 대한 많은 우려 때문에 굉장히 강력한 규제. 그러니까 시설의 안전이나 이런 것들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어느 정도 기능적으로 제대로 작동만 한다면 충분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노후화되면서 이렇게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건물들은 사실 노후화 자체로도 위험성이 있지만 또 최근에 제정된 강화된 법규들이 소급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성능적 자체로도 상당히 좀 미흡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신규로 지어지는 건물들이나 이런 건물들은 사실은 처음에 지어진 대로 잘 유지관리만 된다면 성능이 굉장히 잘 발휘되는데요. 이미 노후화된 부분은 시설적인 적극적인 보완이 필요하고 또 안전에 대한 대책도 매우 절실한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오래된 노후 아파트들. 그런 경우에서는 초고층은 아니겠습니다만 워낙 스프링클러조차 작동 안 되는 곳도 많다고 그래서요. 이번 기회에 다 꼼꼼하게 점검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영주> 네.

    ◇ 김현정>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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