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부동산 시장 대책은 투기수요는 차단하되, 실수요자는 보호하는 지역별·계층별 맞춤형 규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과수요로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집이 필요한 서민에게 어려움 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에 대해서도 "지역별, 대상별 맞춤형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LTV, DTI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국지적으로 과열되는 상황에선 지역별, 대상별 맞춤형 정책이 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이 풀려 있는데, 선거 후 관망하던 수요가 드러났고 투기 수요도 결합했기 때문"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하면서 "현재 국토부는 기획재정부 등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다음주초쯤 내놓을 부동산 대책도 일률적인 대출 규제가 아닌 선별적 규제로 가닥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정부 들어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서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를 비롯, 세종과 부산, 또 서울 강북 일부 지역에까지 대출규제 및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지역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부동산 시장과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후보자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에 대해 "현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나 자신도 집 때문에 많은 서러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며 "아직도 아파트 융자금을 갚고 있다"는 말로 서민 주거 안정에 정책 방점을 둘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 한 채를 온전히 보유하지 못한 장관 후보자는 국토부 역사상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전세금 인상이란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내려앉고 무수한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키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국토는 국민의 집"이라며 "국민 모두가 따뜻하게 함께 살 수 있도록 주거복지와 함께 균형발전, 교통편의 향상에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