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출범 초기 정부와 청와대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아직 내각 등 인사명단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부산CBS 조선영 기자/자료사진)
부산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그동안 진행된 정부와 청와대 인사를 보면 부산 출신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배재정 총리비서실장 등 장·차관 4명과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 모두 1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 부산선거대책위원회에서 역할을 했거나 문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이른바 '측근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금까지의 인사를 보면 문 대통령이 역대 부산 출신 대통령 가운데 부산 출신을 가장 많이 중용하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으로 추가로 단행될 인사에서도 부산 출신이 등용될 가능성은 남은 상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부산경선과 본선 선대위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오 전 장관 발탁 소식은 나오지 않아 지역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장관은 대선 당시 '용광로'선대위를 이끌며 문 대통령의 당선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내 경선 기간 동안 오 전 장관과 독대를 한 뒤 지원을 당부했고, 오 전 장관은 임기 3년을 남겨둔 동명대학교 총장직을 전격 사퇴한 뒤 문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그는 총장 사퇴 당시 "동명대학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지 못하고 떠나는 마음이 매우 아프지만 문 대통령 당선과 부산발전의 대의를 위해 사퇴한다"며 동명대 구성원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이처럼 오 전 장관이 총장직을 사퇴하는 '희생'을 감수하며 문 대통령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부 인사에서 소외되는 것처럼 비치자 지역에서는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 전 장관 측은 "오 전 장관은 문 대통령 당선과 부산발전만 생각하고 선대위에 참여한 것"이라며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 전 장관 만큼 능력과 경륜, 평판, 그리고 인지도를 가진 인물을 지역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