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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수원 물놀이시설 주말만…지자체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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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에 수원 물놀이시설 주말만…지자체들 고심

    일부 어머니들, 아쉽지만 가뭄 때문이라면 당연히 협조해야

    권선공원 내 물놀이 시설. (사진=고무성 기자)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공원 내 물놀이 시설.

    이날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 속에 10여 명의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수심은 어른 발목이 조금 잠길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놀기에는 충분해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어머니들은 그늘이 드리워진 바로 옆 바닥에 돗자리를 깔거나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며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수원시는 지난 14일부터 공원 내 물놀이 시설 8곳, 바닥분수·음악분수·인공폭포 등 기타 수경시설 38곳 등 46곳을 가동했다. 모든 물놀이 시설에는 위생을 위해 매일 수돗물인 새로운 상수도 용수가 교체된다.

    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은 물놀이 시설을 주말에만 즐길 수 있다.

    연이은 가뭄 속에 수경시설들의 운영이 부적절하다는 민원들이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이다.

    시는 이달 주말에만 물놀이 시설을 가동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대신, 다음 달부터 8월까지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가뭄인데 물을 막 낭비한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많았다"며 "피치 못하게 이달에는 주말에만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물놀이 시설에 자녀들을 데리고 나온 일부 어머니들은 아쉽지만 당연히 협조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7살과 10살인 두 딸을 둔 안정은(41) 씨는 "아이들이 좋아해 자주 나왔는데 아쉽다"면서도 "지금 이렇게 비가 안 와서 전국이 난린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이 시설에서 지금 이렇게 물을 해놓은 것도 낭비"라며 "지금은 아이들 보다 가뭄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딸과 매일 찾는다는 최모(38) 씨는 "가뭄이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은데 앞으로 썩히긴 아깝지 않겠냐"면서도 "이달 주말에만 운영한다면 찬성"이라고 밝혔다.

    수경시설을 가동한 다른 지자체들도 고심에 빠졌다.

    용인시는 이와 관련해 상반된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이번 주까지만 시범 운영을 하고 다음 주부터 잠정 중단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뭄 피해가 적은 고양시는 수경시설의 운영을 줄일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는 있지만, 이와 관련된 민원이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아 우선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은 절실하게 물이 필요한 지역이 아니다"며 "수경시설을 원하는 주민들도 많아 아직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는 현재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가 13곳에 달한다. 저수율이 10%를 밑도는 저수지도 37곳에 이른다. 안성과 여주 등 일부 지역은 식수도 부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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