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19일 "김상곤 교육부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나를 하나의 불쏘시개로 쓰려한다면 나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그런 경우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내가 나갈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야당이 본인을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려는 데 대해 '신중론'을 내놓은 것이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006년 교육부총리로 임명됐지만, 논문표절 의혹에 휩싸였고 결국 자진사퇴 했다. 당시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김 후보자는 김 전 부총리를 향해 "논문 표절 장관은 물러나라"고 압박한 바 있다.
상황이 바뀌어 이번에는 김 후보자에 대한 논문표절 의혹이 일자 야당은 김 전 부총리를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려 하고 있다. 이에 김 전 부총리도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자 일각에서는 보복성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 전 부총리는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는 본인이 인사청문회 출석을 검토하는 제1 목적에 대해 "우리 사회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고, 앞으로는 논문표절 관련 문제제기가 지금보다 훨씬 신중하게 제기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2006년 나에 대한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가볍게 제기됐다"며 자신의 논문이 표절 대상으로 지목된 학생의 논문 보다 먼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지난 11년 동안 내가 표절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만약에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간다면) 당시 김 후보자가 내게 문제제기를 할 때 내 논문을 신중하게 따져봤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과를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가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논문표절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방점을 찍겠다는 뜻이다.
김 후보자가 논문표절을 한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찍을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해서 얘기할 부분"이라며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야당으로부터 증인 출석 요청이 오면 무슨 의도인지, 질문의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 다 확인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인사 문제를 두고 여야가 진통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인사라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며 "몰랐던 게 튀어나오기도 하고, 완벽한 사람을 찾기도 힘들다. 그렇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