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불을 뿜기 시작하던 지난 4월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문재인 후보가 앞서기는 했지만 자신을 비롯한 비문(非文) 의원들이 경쟁자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로 이동하면 새로운 국면이 조성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국민의당도 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놓고 박 의원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민주당에 남았고 그 이후에 대선 과정에서 별다른 변수없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 당선 공신 가운데 한 명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보름이 지난 5월 24일에 박영선 의원은 에콰도르 키토에서 개최된 모레노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조승래 의원과 함께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파견됐다. 박 의원이 중남미에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국 에콰도르에 파견된 것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10년전인 2007년에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노무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전임 꼬레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사실을 알게 되면 뭔가 특별한 예우를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박 의원은 에콰도르 특사를 다녀온 이후부터 한-에콰도르 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에콰도르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박 의원은 청년실업이 극에 달한 이 시대에 '에콰도르에 일자리가 있다'고 얘기한다.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수출하며 상호보완 관계를 만들면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선 의원을 지난 13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났다.
(사진=윤창원 기자)
▶ 대통령 특사로 다녀온 에콰도르는 어떤 나라인가?= 10년간 사회간접자본시설을 많이 건설해 4차선 고속도로가 완전히 미국처럼 다 뚫려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다윈의 '종의 기원'에 나오는 갈라파고스가 있는 나라다. 문재인 대통령이 2007년에 꼬레아 전임 대통령 취임식 특사로 다녀왔다. 꼬레아 대통령이 경제학자인데 영국 캠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와 학자로서 친분이 있다. 그래서 장 교수에게 한국을 롤모델로 해서 경제 멘토를 해달라고 했다. 이후 10년동안 장 교수의 자문을 받아 에콰도르가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건설하고, 송도신도시를 벤치마킹해서 혁신도시도 만들고 했다. 지금은 태평양에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려하는데 이게 약 4조원 규모다.
▶ 중국도 석유화학단지 조성에 관심을 갖고 시진핑 주석도 다녀갔다는데?= 그렇다. 문제는 4조원에 이르는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거냐 하는 건데 우리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하려고 하는데 중국은 턴키 베이스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 때문에 사실은 암초를 만난 셈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의 도전을 우리가 기술력과 선진 운영기법으로 막아내는게 관건이다. 이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시진핑 주석이 최근에 에콰도르를 다녀갔다. 이번에 모레노 신임 대통령을 만났는데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 꼬레아 전 대통령도, 모레노 현 대통령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는데?= 이번에 수많은 나라의 특사단이 갔었는데 우리를 특별히 만나서 문재인 대통령을 각별히 초정한다고 했다. 모레노 대통령이 장애인인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절에 유엔 장애인 대사로 임명한 인연이 있어서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우호적이다. 제가 보기엔 일자리가 에콰도르에 있다. 수출입은행이나 미주개발은행 등을 통해서 에콰도로의 경제개발계획, 산업다각화 계획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장하준 교수가 2차 보고서를 곧 낸다고 한다. 모레노 신임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부분에 대한 우리 나름의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 채택은 할 것이다. 핵심은 원유수출국에서 산업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사진=윤창원 기자)
▶ 지리적으로 우리와 정반대에 있어 애로점도 있지 않나?=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우리를 롤모델로 하는 경제발전 모델을 수출할 필요가 있다. 면적도 한반도 1.5배, 인구는 1천 5백만 정도 되는데 동남아 진출, 중남미 진출을 계획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경제발전 역사가 그 나라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몇개 나라를 선정해서 그 것을 전파하면서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나가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 그래서 일자리가 에콰도르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전면적으로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동남아의 미얀마 같은 나라다. 정말 자원이 많고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돼 있고 사람들도 성실하고 온순하고 치안도 안정돼 있다. 미국과 같은 달러화를 쓰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10년전에 이 나라를 다녀오셔서 애착이 있으신 것 같더라.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것도 한번 보고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거기에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촌인 장하준 교수가 경제멘토로 있으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굉장하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 나라 사람들은 '그레이트 컨트리'라고 한다. 홍보가 굉장히 잘 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도약을 위한 성장동력 찾기를 위한 노력을 국내에서도 해야 하지만 외국에서도 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 박정희 시대에 중동진출이 우리 경제에 힘을 불어 넣어 줬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을 롤모델로 해서 발전하고 싶어하는 나라들을 중남미나 동남아 국가 가운데서 찾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조승래 의원과 함께 에콰도르 모레노 대통령 접견하는 박영선 의원 (사진=박영선 의원 페이스북 캡처)
▶ 한-에콰도르 발전을 위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전반적인 조사,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그동안에는 개별적이고 체계가 잡히지 않았다면 한국국제협력단이나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 진출 전략을 짜야 한다. 얼마전 한 토론회에서 서울대 박지영 교수가 G20+9개국이 중심이 돼서 WTO 시대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을 시작하는 서울라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9개국에 에콰도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
CBS는 인터뷰 이후 에콰도르에 진출한 한 업체와의 연락을 통해 박영선 의원의 주장을 점검해 봤다. 현지 업체도 박 의원과 비슷한 의견을 보내왔다.
#. 에콰도르는 GDP 기준으로 볼 때 중남미지역 8위에 해당하는 경제소국이지만 석유, 금, 은, 동 등의 천연자원과 생물자원이 풍부한 자원보유국이다. 꼬레아 전임 정부의 외채상환 주력과 신헌법에 기초한 국가 주도의 내부지향적 경제발전전략 추진을 바탕으로 정치적 안정과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 중남미지역의 평균 경제성장률(3.8%)을 상회하는 4.6%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2012년 말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에 의하여 2050년까지 5%대의 고성장을 달성할 전 세계 26개 국가에 선정되는 등 향후 발전잠재력에서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 경제 사회적 의미 있는 발전으로서는 각 도시를 연결하는 신규 도로, 밀레니엄 스쿨 및 공공기관의 세분화를 통하여 효율성 있는 정부를 만들어가고 있다. 발전 과정에서 한국 경제 발전 모델 (박정희 전대통령)이 적용되었다고 알고 있으며, 산업 발전을 위해 꼬레아 대통령은 각 도시간에 연결하는 적용된 도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계기는 박정희 전대통령 즉, 한국 국가 발전 모델을 모범 사례를 근거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 한국에 대한 평가는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국가로 알고 있으며, 한국인들의 업무 추진력에 대해서는 아주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즉, 업무 진행시 책임감 및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것으로 한국인들을 평가하며, 이런 이유로 한국인들이 에콰도르 및 그 외 국가에서 경쟁력을 보유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에콰도르의 경우 한국 청년들을 위해 기회의 땅이 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에콰도르 국민소득 즉, 급여수준이 낮으며, 현지 에콰도르 청년들의 실업률이 높기 때문에, 현지 국민들을 배제하고 한국 청년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해준다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비전통 수출품목 발굴, 수입상품 발굴 및 수입구매단 파견, 무역협정 체결, 에콰도르의 환경정책을 반영한 친환경 녹색산업협력 강화, 정부 조달사업 참여 확대 등의 산업협력 제고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