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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독점, 통신비 인하 막아…제4통신·완전자급제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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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 독점, 통신비 인하 막아…제4통신·완전자급제 대안

    독과점·경쟁 제한, 합리적 시장가격 결정 '마비' … 시장 구조 개선 "경쟁 확대해야"

    (사진=자료사진)

     

    통신비 인하 논의가 진통을 겪는 가운데 이 모든 논란이 이동통신시장의 독과점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신 3사가 15년 넘게 통신 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경쟁이 매우 저조할뿐더러 합리적인 시장가격 결정이 사실상 마비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을 활성화해 자연스럽게 요금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15년↑ 시장지배…과점·경쟁 제한, 합리적 시장가격 결정 '마비' 담합 의혹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동통신시장에 대해 "사업자 간 요금 격차가 크지 않고, 2·3위 사업자의 선제적 요금인하 등 자발적인 요금경쟁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통신 시장을 '경쟁이 거의 일어날 수 없는 비경쟁적 시장'으로 본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통신 3사의 시장점유율은 이동전화 회선 기준으로 SK텔레콤이 43.2%, KT가 25.7%, LG유플러스가 19.6%로 대략 5대 3대 2의 비율로 집계된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KTF·한솔PCS·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등 총 5곳이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KT가 한솔PCS를, 2002년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뒤 지금의 3사 체제로 굳어졌다. 통신 시장을 장악한 3사 구도가 1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통신은 수도나 전기, 대중교통처럼 모든 이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동통신 서비스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수도나 가스처럼 정부의 공공 가격 통제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는 "통신서비스를 공공재로 인정해서 기본료를 보장하든지 대중교통비처럼 가격 통제를 받게 하든지, 민간사업으로 규정해 기본료를 폐지하든지 선택해야 하는데도 기본료 혜택과 민간사업자의 자율성을 둘 다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신비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현재 이동통신가격은 통신 3사의 과점 탓에 합리적인 시장가격 결정이 불가능하고 이런 독과점 체제가 통신비 인하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사무처장은 "통신 3사가 비슷비슷한 요금제를 내놓고 고객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3사의 요금제는 가격대별로 큰 차이가 없다.

    참여연대는 "2G와 3G 표준요금제의 경우 3사 모두 음성과 영상 통화료가 각각 초당 1.98원, 초당 3.3원으로 같았고 단문 문자(SMS) 전송요금도 건당 22원으로 이통 3사가 같았다"며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데이터 통화료 0.5KB당 0.275원으로 소수점 세 자리까지 똑같다"며 통신 3사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국정기획위 역시 통신 시장에서 자발적 요금 경쟁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12년부터 알뜰폰을 활성화하면서 경쟁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 시장은 여전히 '비경쟁적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지난 10일 미래부 업무보고에서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로 인해 자발적 요금 경쟁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 근본적 시장 구조 개선 필요…제4통신·완전자급제로 경쟁 통한 통신비 인하 유도

    전문가들은 요금 정책보다는 근본적으로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 대통령 공약에는 없었지만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다. 현재 통신 시장의 독과점 상태를 깨뜨려 경쟁 구도를 강화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처럼 경쟁 체제로 갔다면 지금의 통신비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알뜰폰과 제4 이동통신 등 경쟁자를 키워 자율 경쟁을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소비자연대도 "지금까지 이동통신3사, 제조사들의 담합으로 부풀려져 있는 국내 통신 시장의 요금체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단기적 과제로도 제4통신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제4통신을 선정하기 위한 노력이 7차례나 이어졌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통신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신규사업자의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부 규제의 영향력도 크다. 자금력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할 만한 사업자를 찾기가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또 다른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대책으로 휴대전화 구매와 통신사 가입을 별개로 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말기는 휴대전화 매장에서 사고, 가입은 이용자가 원하는 통신사에서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단말기 마케팅비를 줄이고, 통화 품질이나 속도 등 서비스 본질에 충실한 경쟁이 촉진돼 요금 또한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정책 진단과 제안' 토론회에서 김하늬 정의당 추혜선 의원실 비서관은 "서비스와 기기의 분리는 필요하다"며 "이게 엉키면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도 "통신비 인하의 쾌도난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라며 "통신 3사는 마케팅비용 대신 요금인하를 하게 하고, 알뜰폰·제4통신은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을 덜 수 있으며, 제조사들도 자기 제품에 대해 보조금을 쓰든 출고가를 내리든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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