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유튜브/백악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넨 첫 마디는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기술 근로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19일(현지시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CEO를 포함한 기술업계 대표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가진 '미국 기술위원회' 원탁회의에서 나란히 앉은 팀 쿡과 트럼프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두번째 마주한 자리다.
뉴욕타임스의 매기 하버만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방유예(DACA) 폐지를 언급한데 대해 행정부가 더 열린 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쿡이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그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겠지만 기술 근로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이자 트럼프가 '포괄적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DACA는 부모를 따라 어렸을 때 미국에 입국한 특정자격의 서류미비 청소년들에게 2년간 추방유예를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합법적 체류허가는 아니지만 사회보장번호와 운전면허 취득, 신용카드와 은행거래도 가능하며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2년 뒤 갱신해야 한다.
쿡은 기술 근로자들이 이민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대상이 될지 불안해 하고 있으며 이전 이민 금지령으로 애플 직원이 일시적으로 해외에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쿡은 트럼프의 정치적 행보에 반대하는 입장을 줄 곧 견지해왔다. 트럼프의 이민 금지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지난 1월 이메일을 통해 "나는 어제 발효된 행정명령에 대해 이슬람권 7개 국가의 이민자를 제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고, 파리 기후 협약 탈퇴에 대해서도 "나는 당신의 우려를 공유한다. 그것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쿡 CEO는 지난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인재의 영입에 적극적인 미국내 기업들과 이민자들의 반발로 일부 유예나 완화조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해외 인력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술 기업들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자 정책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과 애플은 이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