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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곰 대신 버찌곰이라 불러주세요"

사회 일반

    "초코파이곰 대신 버찌곰이라 불러주세요"

    - 지리산 곰이 김천까지 '무려 80㎞'
    - 초코파이? 야생먹이 먹다 호기심에…
    - 백두대간 이동길 가능성 보여줘
    - 한반도 생태계 복원에 역할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진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 팀장)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 등산로에서요. 반달가슴곰 새끼가 발견이 됐습니다. 이게 설마 진짜 야생곰이겠느냐, 인근 사육장에서 탈출한 거 아니겠느냐 했는데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에서 2015년에 종복원 목적으로 방사했던 그 야생곰이 맞았던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요, 지리산하고 수도산은 자그마치 80km나 떨어진 거리라는 거죠. 방사한 곰이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 화제의 인터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김성진 팀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 팀장님, 안녕하세요.

    ◆ 김성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번 새끼 반달곰이 등산로에서 발견이 됐어요?

    ◆ 김성진> 네, 발견이 됐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신고가 처음에 들어왔습니까?

    ◆ 김성진> 그 당시에는 곰을 목격하셨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탐방로에서 자재들을 건드리는 것을 목격하셨다고 저희한테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출동을 해 보셨어요?

    ◆ 김성진> 네, 출동을 해 보니까 그 주변에 반달가슴곰 흔적이 보였던 거죠. 자재가 주로 삽, 곡괭이. 탐방로 개설하면서 놨었던 자재라든가 이런 부분을 건드렸고요. 작업하시던 분들께 간식으로 놔뒀던 초코파이라든가 음료수들을 조금 건드렸더라고요.

    ◇ 김현정> 초코파이, 주스. 먹고 도망친 거예요? (웃음)

    ◆ 김성진> 먹고... 도망친 거죠. (웃음)

    경북 김천 수리산에서 발견된 반달곰

     

    ◇ 김현정> 이게 야생곰이잖아요. 그런데 초코파이, 주스 이런 달달한 걸 좋아합니까? 먹습니까, 원래?

    ◆ 김성진> 원래는 야생에서 잘 먹지는 않습니다. 잘 먹지 않는데 실제로 저희가 가보니까 그 발견 지점 주변으로 해서 반달가슴곰 배설물이 발견이 됐는데 그 주변에는 버찌라고 아시는지요?

    ◇ 김현정> 버찌?

    ◆ 김성진> 벚꽃나무의 열매, 버찌를 먹고 배설한 흔적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걸로 봐서는 그 주변에서 주로 야생 먹이를 먹다가 호기심이 많다 보니까 그런 자재들을 건드리면서 냄새 나는 먹이를 발견하고 일부를 섭취하지 않았는가.

    ◇ 김현정> 신고받고 팀장님도 깜짝 놀라셨겠는데요. 그렇죠?

    ◆ 김성진> 처음에는 저희도 믿지 않았습니다. 곰이 발견이 됐다고 하길래... 곰이라고 생각지도 않았고.

    ◇ 김현정> 그렇죠. 유전자 검사를 해 보니까 이게 2년 전에 지리산에서 방사했던 그 반달곰이 야생으로 살다가 내려온. 그러니까 야생곰이 맞았던 거예요?

    ◆ 김성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일단. 야생에서 잘 적응을 2년이나 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거 이거 참 기특한 곰입니다. 지금 초코파이곰 이렇게 별명도 붙었더라고요?

    ◆ 김성진> 초코파이곰이라고 하니까 당혹스러운 게 이게 마치 초코파이만 좋아하는 곰처럼 이름이 붙여질까 봐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김성진> 그냥 초코파이를 건드렸을 뿐인데 이걸 쉽게 부르다 보니까 초코파이곰이라 한 게 아닌가.

    ◇ 김현정> 버찌곰으로 정정하죠, 우리가. 버찌곰.

    ◆ 김성진> (웃음) 네.

    ◇ 김현정> 여하튼 야생에서 잘 살아온 건 기특합니다. 그런데 방사한 곳은 지리산인데 발견된 곳이 수도산. 거리가 무려 80여 킬로미터. 그러면 그 백두대간을 따라서 80km을 혼자 이동한 게 되는 건가요?

    ◆ 김성진> 그렇게 볼 수 있겠죠. 혼자서 돌아다니다 보니까 거기까지 가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복원사업 한 이후에 발견된 곰들 중에는 80km 장거리를 간 적은 없었잖아요?

    ◆ 김성진> 그렇죠. 이번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과거 함양이라든가 구례 부근에서 지리산국립공원 일부 벗어나서 들어온 적은 있는데 이번같이 장거리를 이동해서 발견된 적은 처음입니다.

    ◇ 김현정> 2년 전에 풀어줬던 녀석이 80km 지점에서 발견됐는데 어떠셨어요?

    ◆ 김성진>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저희가 지리산을 벗어나서 백두대간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게 최종목표인데 가능성을 보여준 거죠. 그 가능성과 함께 그동안 이동하면서 올무에 걸려서 다친 흔적이라든가 전혀 없었고 굉장히 건강한 상태였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몇 킬로그램이나 됩니까? 지금 한 3년 된 곰인데.

    ◆ 김성진> 82kg 정도 됩니다.

    ◇ 김현정> 82kg? 잘 자란 거예요?

    ◆ 김성진> 잘 자랐죠. 잘 자라고 굉장히 건강상태도 좋고 서식지 내에 불법 포획물이라든가 이런 위험요인이 없었다는 거죠.

    ◇ 김현정> 기특하셨겠네요, 한마디로?

    ◆ 김성진> 한마디로 생각하면 기특하다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지금 사실은 위험한 요인이 하나도 없었을 리는 없어요. 우리의 자연환경이라는 게 사실은 이미 예전보다는 많이 파괴가 돼서 그래서 야생동물들이 많이 사라진 거 아닙니까? 그래서 복원사업하는 거고요. 지금 지리산엔 곰이 몇 마리나 살고 있죠?

    ◆ 김성진> 지금 지리산에 현재 47마리가 지금 활동 중인 걸로 확인이 됩니다. 이번에 김천에서 발견 된 곰(KM-53번)까지 해서 모두 47마리가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러면 방사한 곰 말고 스스로 야생에서 번식하는 단계까지 간 겁니까?

    ◆ 김성진> 네, 현재까지 해서 올해 지금 두 마리가 출산을 했습니다. 새끼 두 마리를 출산을 했고 3세대까지 내려왔거든요. 그러니까 방사했던 개체가 그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이번에 또 출산을 했고요. 또 방사한 개체가 올해 출산을 한 것까지 총 4번을 출산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이제 한편에서는 조금 걱정을 하는 목소리도 있더라고요. 뭐냐 하면 ‘방사지로 지리산이 그렇게 적절하지 않다’고 환경단체는 계속 얘기를 해 왔다. ‘농가 피해가 계속되니까 이 녀석들이 자꾸 농가로 내려오면서 경계선을 설정해서 인위적으로 활동영역을 좁혀놨기 때문에 지리산이 적절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80km까지 얘가 떠밀려온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의 목소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성진> 현재 지리산 국립공원 지역의 면적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게 지리산 국립공원이 국내에서는 가장 큰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공원입니다. 그만큼 반달가슴곰과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기에 어느 곳보다 좋은 곳이고요, 면적과 서식환경으로 봤을 때는. 또한 반달가슴곰이라는 생물종이 생태계서는 상징적인 종입니다. 한반도 내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 김현정> 최상위 포식자예요?

    ◆ 김성진> 그렇죠. 한반도 내 최상위 포식자로서 현재 지금 반달가슴곰이 없는 지역에서는 멧돼지라든가 다른 종들이 최상위 포식자로 지금 군림하고 있죠. 하지만 지리산국립공원 내 지역에서 반달가슴곰이 최상위 포식자로서 이렇게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생태계 조절자로서의 능력을 갖고 있거든요. 개체수 조절자로서의 능력. 반달가슴곰이 한 지역에서 예를 들어 버찌를 먹고 오디를 먹고 또 나무를 먹고 열매를 먹고 이렇게 먹고 다른 곳에서 배설을 하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보면 그 종자가 그 밑에서 자연적으로 발아가 되고.

    ◇ 김현정> 아, 퍼지는 거군요, 종자들이.

    ◆ 김성진> 그렇죠.

    ◇ 김현정> 전체적인 생태계 복원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준다. 우리 죽은 환경을 살려준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성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서 복원사업을 계속 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전문가의 입장. 그나저나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 지금은 어디 있어요?

    ◆ 김성진> 현재 저희 자연적응훈련장이라는 곳에 있습니다.

    ◇ 김현정> 건강해요, 지금도?

    ◆ 김성진> 지금도 건강하고 자연적응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시 방사가 되는 건가요? 자연으로 가는 건가요?

    ◆ 김성진> 이 부분은 저희가 자체적으로 방사 시기라든가 장소에 대해서, 방사 장소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협의와 검토를 거친 후에 이런 부분을 결정을 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 가장 적절한 장소를 찾아서 가장 행복한 장소에서 행복하게 야생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저도 바라겠습니다.

    ◆ 김성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김성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수도산에서 야생 반달곰이 발견이 돼서 화제죠.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김성진 팀장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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