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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외주화로 비정규직 양산?…"정부 역행"

사회 일반

    코레일, 외주화로 비정규직 양산?…"정부 역행"

    정비 직원 수십명에게 일 안 줘…코레일은 '노코멘트'

    텅텅 빈 분당차량사업소. (사진=고무성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시흥에 이어 분당선의 중정비도 외주업체에 맡기려는 움직임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분당차량사업소는 현재 문을 닫기라도 한듯 대부분 텅텅 비어 있는 상태다.

    평소 같으면 전동차의 노후된 부품들 교환과 안전성 점검 후 다시 조립하는 중정비 작업이 한창인 곳이다. 내부는 전동차를 완전 분해하는 중정비 특성상 부품들로 발디딜 틈도 없었다.

    5명 가량의 직원만이 간단한 점검 업무를 맡고 있다. 그 외 25명의 정비 직원들은 사업소 곳곳에 흩어져 일 대신 시간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업무를 받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작업계획서. (사진=고무성 기자)

     

    평상시 4페이지 정도의 작업지시 문서도 지난달 19일부터는 한 페이지만 내려오고 있다. 그것도 '각 조(재생)'이란 말만 적혀있을 뿐이다.

    이들은 한 달 넘게 시간만 때우다가 출·퇴근 도장만 찍는 고역을 반복하고 있다.

    코레일은 정비 직원들에게 한 달 넘게 업무를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외주화 확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 노조 "코레일, 분당선 중정비 업무도 외주화" 주장

    코레일은 지난해 1월 외주업체와 200억 7,800만 원 상당의 '시흥차량사업소 전기동차 중정비 외주시행용역'을 체결했다.

    죽전역 앞 천막농성장. (사진=고무성 기자)

     

    이에 코레일 노조는 지난달 24일 죽전역 앞에서 성남·용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분당선 중정비 업무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노사 협의에 따라 결정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기술축적형 사업인 중정비를 외주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성이 부족한 외주업체가 중정비를 맡게 되면 하루 평균 800만명이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외주화 계획을 철회하고 부족한 인력을 신규 채용한다면 올해에만 청년을 위한 974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분당차량기지 이창수 지부장은 "새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는데 홍순만 사장은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며 철도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 코레일 "외주화 아닌 이관" vs "결국 사고 날 것"

    코레일 홍순만 사장 (사진=코레일 제공)

     

    코레일은 분당선 중정비 사업이 외주화 확대가 아닌 업무 효율화를 위한 이관 작업이라고 해명했다.

    이관하려는 시흥차량사업소는 차량 회송 및 중정비 시설 능력이 유리하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노사협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레일과 외주업체가 점검한 전동차의 고장율을 각각 비교하기 위해 요청한 자료는 거부했다.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노조가 요구한 외주업체의 경영상태와 인적구성 등에 대해서도 주지 않았다.

    한국안전학회 측은 안전과 직결된 공공부문을 이윤의 잣대를 들이대며 외주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두용 한국안전학회 부회장(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 외주화를 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이라면서 "외주화는 값싼 인력과 점검 시간 단축으로 인해 전문가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자가 재직하는 동안에는 사고가 안 나고, 경영성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2~3년 뒤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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