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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외교', 안에선 '인사'…진짜 시험대 오른 文 리더십



대통령실

    밖에선 '외교', 안에선 '인사'…진짜 시험대 오른 文 리더십

    악재 겹친 외교와 뇌관으로 떠오른 인사…이중 압박 시달리는 문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한미 정상회담 준비와 내각 구성을 동시에 진행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 정상회담과 내각 구성은 '미국'과 '야당'이란 까다로운 상대를 상대로 협상과 타협을 거쳐야 하는 작업인 만큼, 국정교과서 폐지,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등 대통령 지시로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과 차원이 다른 과제다.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와 내각 구성이란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단 5일 안에 실수 없이 해야 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부담과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 '웜비어·사드' 악재 속 문재인, '예측불가' 트럼프 상대

    한미 정상회담 준비는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구설에 올라 사퇴하면서 외교라인은 초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북한에 1년여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석방 엿새 만에 사망한 것도 문 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대북 제재를 가하면서도 '통일'이라는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해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터야만 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웜비어 씨의 사망으로 들불같이 번지는 미국 내 반북(反北) 기류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일단 북한의 인권 태도에 "개탄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웜비어 씨의 유족에 조전(弔電)을 보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하거나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한미 동맹을 통한 강한 제재를 강조했다. 양국의 유대감을 드러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의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잠잠해졌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사이에 사드 배치 합의를 할 때 올해 하반기까지 사드 미사일 (발사대) 한 기를 야전에 배치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스케줄이 합의됐었다"고 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양국 간의 합의사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와대는 일단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로이터 인터뷰 질문에 사드 배치 연기를 기정사실화 한 내용이 있어, 사드 배치의 절차적 투명성.정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며 "원래 (사드 배치) 절차가 내년까지 계획돼 있었는데, 그것이 갑자기 바뀐 부분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회담 상대가 '비즈니스맨' 출신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란 점도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무례한 언행과 호탕한 면모를 동시에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언행을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한국의 문 대통령이 대처하기가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 "한미회담 전에 인사 끝낸다"던 靑,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뇌관으로 떠오른 인사 문제를 두고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비어 있는 장관 자리는 늦어도 대통령의 미국 순방 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은 자리는 법무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다.

    청와대는 이를 위해 인사추천위원회를 가동하며 남은 인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인사 발표 계획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추가 인선 발표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안경환 전 후보자의 낙마 이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중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며 "복지.산자부는 최종 후보자 배수를 추려서 정밀 검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일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은 희망사항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줄줄이 남은 인사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으로 화가 난 야권은 남은 인사청문회에서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 신3종 세트'로 규정하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는 23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문제가 있는 분들은 빨리 사퇴를 하든 철회를 하게 하든 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가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되기 전에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과 야당 의원들 인내심 테스트하려고 하지 말고 새로운 후보를 찾으라"며 세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안에 밖으로는 최대 외교현안인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안으로는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인사 논란을 잠재울만한 인재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큰 실수 없이 각각의 사안을 원만히 진행할 경우, 고공행진을 보이는 국정지지도를 유지하며 국정운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면,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며 여야 교착국면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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