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북한에서 재판을 받으며 울먹이는 오토 웜비어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영상 캡처)
북한은 23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성의껏 치료해주었는데,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되어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북한)”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웜비어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는데, 이를 외면하고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정치적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웜비어 사망 사건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북한 응징론까지 확산되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사망 사건에 책임이 없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변인은 “미행정부 당국자들이 미국 공민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하여 인도주의적 조치를 비인도주의적인 처사로 매도하면서 비난 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이다. 우리가 득실 계산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판단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웜비어는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행위를 감행해 로동교화형을 언도받은 범죄자”라면서 “범죄자에게 자비심을 베풀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지만 우리는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줬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미국 내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한 것 때문이라는 사실무근한 여론이 나돌고 있는데, 웜비어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의사들과 우리 의사들이 생명지표가 정상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교환했다”며,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되여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웜비어는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오바마 행정부 시기 웜비어의 인도주의적 석방 문제를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는지 그 대답은 미국 자신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