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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0년'…한국의 일상과 문화, 산업을 바꾸다

IT/과학

    '아이폰 10년'…한국의 일상과 문화, 산업을 바꾸다

    • 2017-06-25 11:19
    무선 인터넷 활성화로 통신시장도 급변
    아이폰과 경쟁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강자로 우뚝

    (사진=자료사진)

     

    애플의 아이폰이 29일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 꼭 10주년을 맞는다.

    국내에 들어온 것은 1년 5개월이 지난 2009년 11월 28일이다.

    금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아이폰은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국내에서는 휴대전화 및 통신 시장의 폐쇄적 구도를 깨고 국내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도록 한 '촉매'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아이폰은 일상을 바꿨다
    지금이야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85%에 이르지만, 아이폰이 도입될 당시 국내 스마트폰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아이폰은 국내 출시 직후 순식간에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었다. 열흘 만에 가입자가 10만명을 넘었고 4개월 만인 2010년 3월에는 5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흥행은 아이폰만의 사용자 환경(UI)과 디자인 등 때문이었다. 당시 국내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터치감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은 그야말로 혁신적이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무기로 시민들은 모바일 전문가로 변신했다.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포털에 뜬 뉴스를 검색하거나 소셜네트워크(SNS)에 접속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

    전자사전, 길찾기, 외국어 학습, 모바일 뱅킹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손 안에서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은 '분신'같은 존재가 됐다.

    단순화 통화기능에 묶였던 휴대전화는 사람대 사람의 메시징 문화로 확장했고, 사진과 동영상을 통한 개인 일상문화를 밖으로 끌어냈다.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는 이미 사물인터넷(IoT)으로 영역을 확장중이다.

    애플리케이션에 기반한 각종 개발 스타트업, 전문가 등이 등장하면서 산업 생태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휴대전화를 사는 문화도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사전예약'제와 줄을 서서 출시 첫날 스마트폰을 개통하는 문화는 아이폰의 국내 출시부터 시작됐다.

    ◇ 스마트폰으로 바뀐 통신시장…가계 부담은 증가

    KT가 2009년 11월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들여온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급속히 스마트폰 위주로 개편됐다.

    SK텔레콤은 즉각 같은 해 10월에 나온 T옴니아2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KT도 쇼옴니아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LG텔레콤도 오즈옴니아 출시를 서두르는 등 시장이 스마트폰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아이폰 이후로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무선 데이터로 눈을 돌려야 했다. 이전까지 3G망과 와이브로에 의존해왔던 이통사들은 고객의 데이터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4G, LTE로 관련 설비투자를 확장했다.

    통화량 기반의 통신요금제는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었다. 웬만한 요금제는 이미 통화요금이 공짜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통신 환경이 다른 나라보다 좋은 환경이라 스마트폰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며 "아이폰 성공 이후 무선 데이터 이용량이 폭증하면서 데이터 중심의 통신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물론 아이폰 등 스마트폰 등장으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은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가족 1인 단위로 확산하고 데이터 사용이 필수화된 탓이다.

    가구소득이 정체한 상태에서 이러한 요금 부담의 증가는 선거때마다 유권자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인하 공약'을 단골로 만들었다.

    ◇ 아이폰과의 경쟁속에 삼성 글로벌 IT기업으로 우뚝

    아이폰 도입이 삼성같은 국내 제조사들로 하여금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는 데 일조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폰 도입 전 국내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이 아이폰 출시 즈음 국내 시장에 스마트폰을 선보였으나 판매량은 수만 대에 그쳤다. LG는 국내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지금의 갤럭시S시리즈의 모태인 '갤럭시S'는 아이폰 국내 도입 바로 다음 해에 나왔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순신폰'이라는 별칭을 내놓으면서까지 국내 시장 방어에 나서 애플에 필적하는 성과를 거둔 삼성은 이후 빠르게 제품 경쟁력을 높여가며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1, 2위를 다투는 제조사로 성장했다.

    LG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 대응이 다소 늦어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폰은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을 만들어냈지만 국내 업체의 가격공세에 밀린 데다 고가 정책과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도입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제품과 애플의 아이폰 차이가 컸다"며 "아이폰 도입이 삼성이 스마트폰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하고 지금 위치에 오르게 한 큰 사건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안드로이드 OS도 나오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확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 대중화가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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