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오는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프럼트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최대 이슈는 '북핵 해법'이다.
두 정상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최종 목표와 이를 위해 제재와 압박은 물론 대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당장은 제재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제제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이후 미국 내에서 '선제타격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미국 내 여론은 '제재와 대화 병행' 보다는 '선 제제 후 대화'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향후 '북핵 새판 짜기'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발판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 전 '여론전'은 물론 방미기간 중 '공공외교'까지 전방위적인 외교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연이은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투트랙 전략이 궁극적 해법임을 설명하는 대미여론전에 시동을 걸었다.
美 CBS와 인터뷰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미국 CBS와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는 양국이 입장을 함께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온다면 개성공단 제재 등 대화에 나서는 것이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효과적인 방안임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 내 대북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그 가족들에게 직접 조전을 보내는가 하면 외신과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망 사건의 책임이 북한 정권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미국 내에서 '대북 대화 불가' 기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방미기간 중 흥남철수작전 미군 참전용사들과 만남 등 공공외교를 통한 양국의 우의를 다지며 미국 강경보수세력 내 우군확보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선후 관계를 적시한 구체적인 북핵 해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큰 틀에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합의를 도출할 경우, 향후 북핵 해법 도출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 해법 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다른 민감한 의제들 역시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어 문 대통령이 북핵 새판 짜기와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마지막 주말인 25일, 하루 종일 청와대에 머무르면서 참모진들로부터 방미 일정과 준비 상황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고 각 행사에서 제시할 메시지와 연설문 등을 점검하는 등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을 주재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수석·보좌관들이 참석하는 회의와 실무진 회의를 이어가며 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한·미 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향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방안 ▲한반도 평화 실현 ▲실질 경제 협력 및 글로벌 협력 심화 등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