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변화하고 있다. 도시화라는 명목아래 뉴타운 개발 사업으로 갈아 엎고, 뒤집어 엎던 예전의 방식에서 문화로, 예술로 옷을 입혀 마을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재생된 마을에는 떠났던 청년이, 노래하는 예술가, 정체성을 잃었던 원주민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을 공동체'라는 이름을 다시 만들었다.
책 '행복한 마을혁명'은 마을만들기부터 에코뮤지엄까지 쇠락한 마을과 그들의 문화적 도시재생 과정을 문화부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기일보 문화부 류설아 기자는 10여년에 걸쳐 국내외에서 직접 보고 느꼈던 여러 다양한 마을 공동체들의 에피소드들을 진솔한 어조로 엮어 나가고 있다.
1부에서는 문화적 도시재생 방법론을 적용해 공동체 유지 및 복원을 꾀한 경기도내 10개 사례지역과 그 속의 공동체를 돌아본다.
옛 명성의 부활을 꿈꾸며 주민들이 마을 기업까지 출범시키며 고군분투하는 '장흥군', 이질적인 구성원으로 꾸려진 공동체로부터 다시 시작할 힘을 기대하고 있는 '평택시 안정리', 예술가들이 지역민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고 좌절하며 다시 함께하는 안산 대부도의 '예술인협동조합 봄날', 깨질 것을 알면서도 생존법을 고민 중인 수원 '다올공동체', 경직된 파출소를 변신시키며 전국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군포문화재단의 프로젝트 '파출소가 돌아왔다' 등을 나열하고 있다.
2부에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이뤄진 문화적 도시재생 사례를 담았다. 폐산업시설인 가스저장고를 미술관으로 재생한 독일 오버하우젠시의 가소메터부터 천덕꾸러기 임대아파트를 관광명소로 바꾼 오스트리아 빈, 첫 개항지에서 예술 옷을 입고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일본의 요코하마시, 산학 협력단이 문화적 방식으로 접근해 마을 특유의 경제적 모델 성립을 추진 중인 중국 후난대학교 등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3부는 저자가 문화적 도시재생의 묘수로 꼽는 '에코뮤지엄'을 주목하고 있다. 에코뮤지엄이 태동한 스웨덴의 현 상황과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프랑스 등의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형 에코뮤지엄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관광보다 교육적 가치를 우선하는 스웨덴, 마을 주민들이 박물관을 직접 운영하는 프랑스의 다양한 위성 박물관(에코뮤지엄) 등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복원에 주목해 왔다. 앞서는 '경기도 문화원에서 노올자', '이제는 지역이다' 등의 저서를 통해 경기도의 생활예술과 공동체 문화를 기록했다.
저자는 "10여년 동안 마을만들기류 사업을 진행했던 곳부터 수십년전 '에코뮤지엄'의 개념을 도입해 도시 재생을 시도한 해외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가능한 공간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에 있다'는 것"이라며 "문화적 도시재생법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이지만 주민을 주축으로 한 접근이어야만 판타지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