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의 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팰컨 9' 우주 로켓으로 통신 위성 10개를 쏘아올려 궤도에 안착시킨 뒤 1단 로켓을 다시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48시간 내 두 번 연속 쏘아올린 뒤 회수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정보기술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미 서부시간 오후 1시25분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팰컨 9' 로켓에 실린 통신회사 이리듐 커뮤니케이션스의 위성 10개가 발사됐다. 발사 7분 만에 팰컨 9 로켓의 1단계 추진체가 태평양에서 대기하던 바지선에 예정대로 착륙 및 회수에 성공했다.
이날 발사는 스페이스X가 지난 23일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불가리아 통신위성 발사에 성공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1단계 로켓도 대서양 무인선박(드론쉽)을 통해 회수됐다. 엘론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기상 조건 때문에 해상 착륙이 까다로운 상황"이라고 전했지만 결국 착륙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가 팰컨 9 로켓을 이용해 한 주에 2회 연속 발사 및 회수에 성공하면서 로켓 재사용을 통해 우주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이는 2015년 12월 21일 팰컨 9의 첫 발사 및 회수 성공 이후 스페이스X의 13번째 착륙이며 8번째 해상 착륙이다. 그리고 약 48시간만에 동일한 로켓 재 발사와 착륙에 성공한 진기록도 세웠다.
9개의 엔진을 탑재한 230피트 높이의 팰컨 9 1단계 로켓은 새롭게 디자인된 더 크고 업그레이드된 티타늄 극초음속 그리드핀을 사용했다. 티타늄 주조를 깎아 만들어 대기권 재진입시 방열 코팅이 벗겨지지 않고 고열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큰 수리 없이도 여러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리듐은 전세계 모바일 음성 및 데이터 통신과 항공기 추적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기존 노후된 66개의 통신위성을 대체하는 75개의 새로운 통신위성을 발사한다.
모두 30억 달러(약 3조4천억 원)가 소요되는 이번 계획은 지난 1월 스페이스X를 통해 로켓 10대가 쏘아올려졌고, 이번에 추가된 10대의 위성을 포함해 나머지 55대의 위성도 스페이스X가 순차적으로 발사한다.
팔콘 9 우주로켓 앞에 선 엘론 머스크 CEO (사진=트위터)
한편, 엘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4425개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며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첫 위성을 언제부터 쏘아올릴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위성 800개를 먼저 발사한 뒤 5~7년에 걸쳐 나머지 3천여 개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한다. 위성은 자동차와 비슷한 크기로 무게는 약 386kg다. 1200㎞ 저궤도 상공에서 1Gbps 급 초고속 인터넷 신호를 지상으로 쏘는 이 위성이 커버하는 지역은 1150~1325km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총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으로 이번 신청서에는 구체적인 기술 내용이나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