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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잇달아 열리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곧 출국할 예정이어서, '무주공산'이 될 청와대는 야권의 인사청문회 파상공세 예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귀국은 다음달 2일로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 방미 기간에는 야권이 '현미경 검증'을 예고한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28일 첫 검증대에 오를 인물은 송 후보자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도 같은날 인사청문회가 열리지만, 야권의 영점(零點)은 송 후보자에 맞춰져 있다.
송 후보자는 과거 '계룡대 납품비리 사건' 조사를 축소하고,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정책위원과 법무법인 율촌의 상임고문으로 재직하던 시절 방산비리에 연루된 의혹에 휩싸였다.
29일에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김 후보자는 논문 표절에 휘말렸다. 자신이 쓴 석·박사 논문 등에서 표절로 의심되는 부분이 대거 발견된 것이다.
또 보수 야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한신대 교수 시절 기고문에서 '선도적인 민주 집단의 반미 투쟁과 '레드 콤플렉스'(극단적 반공주의) 분쇄의 결과 조국 통일의 당위성을 국민이 공감하게 됐다'고 쓴 부분을 지적하며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30일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조 후보자다. 조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은 음주운전 전력으로,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이상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야권은 이들 세 후보자를 '김·성·조', '부적격 신3종 세트', '국민 기만 3종 세트'로 규정하며 청문회에서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자료사진)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행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상곤·조대엽·송영무 후보자는 도덕성이나 준법의식, 직무 적격성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미 드러났다"며 "무슨 의도로 이렇게 하자가 많은 인물을 부실한 자체 검증을 거쳐 국회에 보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지난 25일 세 후보를 지칭하며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적폐 중의 적폐"라고 "이분들을 청문회 하는 것이 굴욕적"이라고 했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이 사람들은 도저히 장관에 취임해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의당도 송 후보자와 조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추혜선 대변인은 "후보자 스스로 국민 앞에 나설 자격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야권의 '송곳 검증'이 후보자들의 자진사퇴로 이어질 경우, 문 대통령의 내각 구성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리면서 국정운영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자칫 인사 실패 논란에 묻혀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야권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는 일단 후보자 지명 철회는 고려하지 않고 청문회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낙마하는 후보자가 발생 시 이를 수습할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26일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 방미 기간에 있을 인사청문회 관련 대책을 논의했지만, 회의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남아 청문회 정국을 예의주시하며 관련 상황을 대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야권이 문 대통령의 방미 기간을 이용해 인사청문회에서 집중화력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청와대가 더욱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