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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환급' 방침에 카드업계 "근본부터 흔드는 격" 반발

금융/증시

    '수수료 환급' 방침에 카드업계 "근본부터 흔드는 격" 반발

    "초과수수료 환급분, 1천억원 넘을 수도" vs "계속된 소상공인 단체 요구에 카드사들 감내 수준 넘어"

    (사진=스마트이미지)

     

    영세 중소가맹점의 창업 초기 초과 납부 수수료에 대한 환급 방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영세 중소 가맹점이 창업 초기에 낸 초과 납부 수수료를 환급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 2억원~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1.3%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을 정하는 시기는 6월과 12월로 1년에 두 차례 뿐이다.

    그 사이에 창업한 가맹점은 영세 중소가맹점 여부를 알 수 없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지 못하고 자신의 업종에 대한 카드사의 일반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일반가맹점의 수수료는 업종별로 다르지만 평균 2%대에 이른다.

    매출 규모가 작아 나중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들은 창업초기에 자신이 응당 내야 할 수수료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를 냈다는 사실을 알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불만은 최근 가맹점 단체들에 의해 표출됐다.

    한국자영업자총연대는 지난달 23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가진 규탄대회에서 신규가맹점의 창업 이후 6개월간 일괄 적용되는 일반가맹점 수수료율 폐지와 초과수수료 금액 반환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거의 대부분의 신규창업자들은 창업이후 6개월간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2~3%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이는 카드사들이 계약 당시 적용수수료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회피하면서 수수료율을 계약서에 교묘하게 삽입시킨 결과"라고 카드사들에 대해 공세를 폈다.

    국정기획자문위의 환급 추진 방침은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카드사가 개업 초기 영세 중소가맹업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걷었다면 이는 명백한 초과이익”이라며 “더 받아간 수수료는 각 가맹점별로 정산해 환급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환급이 이뤄진다면 개업 초기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한 환급액은 초과 수수료 납부기간과 수수료율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연매출 2억원인 영세가맹점이 6개월 동안 수수료율 상한인 2.5%의 수수료를 냈다면 170만원을 환급받게 된다.

    이 같은 초과수수료 환급이 시행되면 카드사가 환급분을 부담해야 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과수수료 환급에 따른 카드사의 부담은 앞으로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확대에 따라 더욱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추산은 안해봤지만 1천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카드사로서는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다.

    컨설팅과 각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가 현행 가맹점 수수료 부과체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마치 그 체계가 잘못된 것인양 초과 수수료를 환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우대수수료는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해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특혜로, 법상 영세 중소가맹점으로 확정되는 시점부터 적용받도록 돼있다. 그런 만큼 확정 이전에는 영세 중소가맹점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가맹점 업종별 평균 수수료를 물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도 확정 이전에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해 우대수수료를 초과해 받았다고 환급하라고 하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 부과체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격이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확정 이후에 반대로 수수료율이 높아진 가맹점에 대해 확정 이전으로 소급해서 수수료를 더 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초과수수료 환급주장은 한쪽의 주장만을 담은 억지에 가깝다”라고 덧붙였다.

    카드업계에서는 카드수수료를 둘러싸고 최근 카드사에 대해 잇따라 가해지고 있는 압력에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영세중소가맹점이 되는 매출액 기준을 높여 우대수수료 적용대상을 확대하기로 한데 이어 이번에는 영세중소가맹점 확정 이전의 초과 수수료에 대해 환급하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원칙으로 정해졌던 것들이 계속 소상공인 단체의 요구에 의해 바뀌면서 카드사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너무 커져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가 카드사들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하면서 해법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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