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청와대 제공)
27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서 노무현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에 깊이 관여한 경력이 있다.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으며 개혁의지를 드러냈다.
박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03년 5월 법무부 정책위원회에서 12명 중 한명의 위원으로 활약했다.
이 위원회는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 직속 자문기구로 '검찰 개혁', '법무부 문민화' 등의 밑그림을 그린 조직이다. 최근 사퇴한 안경환 전 후보자가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었다.
박 내정자는 아울러 참여정부 사법개혁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21명의 사법개혁위원단에는 박원순 당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현 서울시장)도 이름을 올렸었다.
사법개혁위원회는 1년여 활동을 거쳐 로스쿨제도 도입, 법조 일원화 추진, 국민참여재판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내놨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 대표에 취임한 박 내정자는 전남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과, 독일 괴팅겐대 법학부를 나와 1987년부터 연세대 강단에 섰다.
학계와 시민운동 및 언론 기고를 통해 수사·기소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 개혁 이슈를 꾸준히 주도해온 학자로 통한다.
박 내정자는 언론에 배포한 소감문을 통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공수처 신설 등 의지를 밝혔다.
그는 소감문에서 "향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면, 그간 학자 및 시민운동가의 경험을 기초로 문재인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과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인권을 중시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법무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는 경우 천정배 전 장관 이후 12년만에 '비(非)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된다. 천 전 장관 후임자 김성호·정성진(노무현정부), 김경한·이귀남·권재진(이명박정부), 황교안·김현웅(박근혜정부) 장관은 모두 검사 출신이었다.
법무부 장관직은 지난해 11월29일 김현웅 당시 장관 사직 이래 7개월간 공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