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V20'.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LG전자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시중에 판매중인 IT 기기 17개 브랜드 44개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한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그 결과 LG전자 스마트폰 제품이 평균 7점을, 삼성 스마트폰 제품은 평균 3점을 받았다.
특히 LG G4와 G5는 배터리 교체가 쉽도록 디자인돼, 분해 용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S7과 S7엣지는 메인보드를 빼내지 않으면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고, 배터리 자체도 후면에 강력 접착제로 접합돼있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
태블릿 PC와 노트북 부문에서는 휴렛패커드(HP)와 델(Dell)이 가장 높은 점수를, 애플(Apple)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애플 기기들은 수리하려면 표준화된 공구가 아닌 특수한 공구를 사용해야 해 소비자들의 수리 편의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하위권 점수를 받은 삼성전자는 노트북에서는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부문 모두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가장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G6는 이전 모델들보다 수리 편의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제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5년~2017년에 출시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노트북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모델 44개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해 용이성은 배터리 및 디스플레이 패널 교체 용이성을 중심으로 IT기기 분해 수리 전문 글로벌 기업인 아이픽스잇(ifixit)의 제품 분해 점수를 근거로 했다.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 제공 여부는 그린피스가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했다.
분해 용이성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부품은 액정화면(디스플레이)으로, 44개 제품 가운데 절반 이상인 30개 제품이 교체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들게 디자인된 것으로 조사됐다.
교체가 가장 흔하게 필요한 부품인 배터리의 경우도 전체 조사 제품 중 3분의 2 이상은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롭게 제작됐다는 지적이다. 14개 모델만이 배터리 교체가 가능했다.
개리 쿡(Gary Cook)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 IT분야 선임분석가는 "전자기기의 수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이번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노력에 있어 한때 선도적이었지만 최신 모델에서 후퇴를 보인 LG전자는 이전 모델에서 보여줬던 환경을 생각한 혁신적 디자인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기업들은 델, 휴렛패커드처럼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이인성 IT 캠페이너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소형 전자기기 폐기물의 양은 연간 약 300만 톤"이라면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려면, 이미 생산된 전자 기기의 부품, 금속 등의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거나, 제품을 오래 사용해 교체 횟수를 줄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이윤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오래 쓸 수 있도록 제품을 생산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데도 힘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한해동안만 삼성전자는 31개, LG전자는 19개, 애플은 3개의 스마트폰 기종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