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새 지도부를 꾸린 바른정당이 증거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을 정면 겨냥하고 나섰다.
범(凡)보수진영 경쟁자인 자유한국당에는 완전히 등을 돌린 채 국민의당을 표적 삼아 '대안 세력'으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 흔들리는 국민의당…속공나선 바른정당 '지금이 기회'바른정당은 그동안 자유한국당을 집중 겨냥하며 개혁보수 세력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한국당과 거리를 두다보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행보가 종종 겹치면서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깊었다.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의 그늘에 가려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고, 자칫 '정부 여당의 2중대'로 비칠 것에 대한 우려도 컸다.
새 지도부는 휘청거리는 국민의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정국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국민의당 흔들릴 때, 빨리 우리가 올라가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27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이혜훈 신임 대표의 첫 일성도 "(국민의당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먼저 (사건을) 발표해서 꼬리를 자르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른정당은 28일에도 증거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새 지도부는 정부 여당에 대해서는 협조와 견제 입장을 병행하며 '2중대' 여론도 빗겨가고 있다.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정상회담 기간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기로 하는 한편, 여당은 강하게 지적하는 식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겨냥해 "추 대표가 사드 때문에 전쟁이 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 저주발언"이라며 "추 대표는 문 대통령과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당을 낡은 보수로 규정짓고, 언급을 자제하며 사실상 '무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 같은 기조에 대해 "합리적 대안세력으로서 중원과 보수를 아울러 민주당과 1대 1 구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바른정당 뉴비전위원회' 신설…'자강 원칙' 세운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다당 체제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당내에 '뉴비전위원회(가칭)'도 만들기로 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층의 엇갈리는 여론 사이에서 동분서주하지 않고, 확실한 스탠스를 정해 이에 기반한 현안별 대안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위원회는 지방선거 전략도 다룰 계획이다.
위원장을 맡은 하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을 했으니까 할 일을 다 한 거 아니냐, 누구의 2중대냐, 이런 얘기에 대한 인식의 통일이 안 돼 있다"며 "새로운 노선, 비전, 정책을 고민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당내에 민생특위를 만들어 현장을 돌며 바닥민심을 모으는 한편, 청년 전담팀도 신설해 대선 과정에서 확인된 젊은층의 지지세를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대표는 계파 갈등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의식해 당내 화합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는 28일 당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모인 자리에서 "어제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났다"며 "당의 중진이고 기둥인 김 전 대표의 노하우와 지혜를 구했고, 자주자주 찾아뵙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