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왼쪽)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자료사진)
국회는 29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야 3당 모두 논문표절 의혹을 문제 삼으며 교육수장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어 '송곳 검증'이 예상된다.
전날 인사청문회를 거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사실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인사청문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어려워 보인다.
◇김상곤 벼르는 야당, '논문표절'이 최대쟁점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논문표절 의혹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는 27년 교수재직 기간 학위논문을 포함해 일반학술지 이상 등재논문 30편 가운데 40%인 12편이 표절이나 중복게재 논란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앞서 불거진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우선 석사 논문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검증요청이 있었지만, 서울대 측에서 '석사학위 논문은 검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요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사 논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연구윤리 위반 정도도 경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은 거세다. 과거 김 후보자가 논문표절 의혹을 근거로 자진사퇴를 요구했던 김병준 전 부총리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 정도로 매서운 공세를 취하고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김 후보자를 겨냥해 "학자로서 양심과 자격이 문제되는, 대통령의 5대 비리 원천배제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념편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김 후보자가 넘어야 할 산이다. 한신대 교수 시절 주한 미군철수, 한미동맹 폐기를 주장하는 선언문 발표에 참여했다는 문제제기에는 국민의당도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 주장은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는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등학교 폐지 여부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외고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고교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 만큼 일반고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열지만, 김 후보자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 대북 접근법을 놓고는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음주의 덫'에 걸린 송영무…'통과 불투명'전날 송영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음주운전 청문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 후보자는 이미 드러난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상태였음에도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은 특혜라는 야당 의원들의 문제제기도 "옳은 말씀"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관련 기록 폐기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또 다른 음주운전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앞선 음주운전 사건 발생 4개월 뒤인 1991년 7월, 송 후보자가 동기 박 모 대령과 술을 마신 뒤 함께 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에 단속됐다는 것이다.
송 후보자는 이 일을 인정하면서도 "저는 (당시)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해당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음주 운전자와 동승한 것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 단속 책임자인 노량진 경찰서의 모 경장이 '초등학교 선배가 해군본부에 일한다'고 하자, 송 후보자가 그 선배를 수소문해 경찰서로 불러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송 후보자가 이를 부인하자 김 의원은 해당 사건이 군으로 이첩됐는지 여부를 물었고, 군 관계자는 송 후보자나 박 모 대령의 사건을 넘겨받은 기록이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이 같은 답변이 곧 군으로 이첩되기 전 사건이 무마됐다는 증거라는 논리로 송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송 후보자는 법무법인과 방산업체로부터 고액자문료를 받은 데 따른 논란에는 잠수함 등 수출을 위한 자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송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해야 하지만, 파행이 거듭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대부분의 후보자들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던 정의당도 이례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