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낙연 국무총리는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각각 '탈북 피난민의 아들'과 '6.25 장본인의 손자'로 비교하면서 "남북한의 지도자 사이에도 극적인 비대칭이 현실화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통일부 등이 개최한 '2017 한반도 통일 심포지엄' 축사에서, "북한에서는 6·25를 일으켰던 장본인의 손자가 최고 권좌에 올랐다"며, "북한의 새 지도자는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리더십으로, 더 위험한 군사도발을, 더 빈번히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6.25의 고통 속에서 북한을 탈출한 피란민의 아들이 대통령에 올랐다"면서 "한국의 새 지도자는 남북화해협력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부모가 6.25 당시 흥남 철수 작전에 따라 북한을 탈출해 거제에 정착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이 총리는 "이러한 남북한의 비대칭이 한반도의 운명에 어떤 작용을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그러나 한국의 선택 폭이 몹시 제한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현재 상황만 보면 비전이 보일지 의문스럽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북한 지도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핵무장은 북한의 안전도, 번영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어 "지금 북한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여러 차례의 남북 합의 같은 역사적 성과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며, 스스로 고립과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통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통일로 가는 길은 장거리 경주로, 이 경주는 두 동반자와 함께 달려야 한다. 동반자의 하나는 위험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북한이고, 또 하나는 부족해지기 쉬운 우리의 인내심"이라며, "우리는 질기게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북한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언젠가 변화와 개방의 큰 걸음을 내딛도록 속도를 지혜롭게 조절하며, 최적의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