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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미 정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



칼럼

    [논평] 한미 정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처음으로 나란히 앉은 한미 두 정상의 표정은 밝고 환했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전에 있었던 환영만찬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마치 양국 국내에서 우려해온 사드배치 논란 등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만찬 내내 문 대통령을 예우하는 모습이었고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첫 악수부터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하는 특유의 트럼프식 악수가 아닌 친근감을 표시하는 그것이었다.

    또 문 대통령과 같은 짙은 남색 정장과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해 의상에서도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보였다. 그런가 하면 예정과 달리 만찬 모두 발언을 공개하면서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대한 승리"라거나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을 존경한다"는 찬사들을 연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만찬이 끝난 뒤에는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라며 문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3층의 트리티룸으로 전격 안내하기도 했다.

    환영 만찬에 참석한 미국측 인사들도 "만찬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어찌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환대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방미행보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방미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기념비를 참배한 문 대통령의 진심은 미국측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줬다고 한다.

    개마고원과 흥남부두를 배경으로 미 해병대의 역사와 문 대통령의 가족사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문 대통령은 허리를 90도 숙여 감사를 표하고 참전 노병들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한미동맹이 살아있는 혈맹임을 증명하는데 충분한 듯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미 상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선 사드배치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사드를 번복하려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해 의원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사드배치 문제나 북핵 해법 등에 대해 양국 정상들이 한 번의 만남으로 완전한 의견일치를 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북핵 해법만 해도 문 대통령은 핵동결을 전제로 한 2단계 해법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여전히 선(先)핵폐기 주장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회동 직후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을 논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부담이다.

    30일 밤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재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 대통령은 이미 양국간 이익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도 한미 FTA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듯이 이 문제를 두고 두 정상이 충돌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외교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를 돈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확인한다면 첫 정상회담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회담의제 하나하나에 대한 합의 여부보다는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얼마나 신뢰를 쌓았는지 여부가 앞으로 사드 문제든 FTA 문제든 복잡한 양국 현안을 풀어가는데 있어서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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