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노컷뉴스)
지난 14일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혁에 나서고 있다.
우선 당장 시행이 가능한 고시,시행령 개정이 이어지고 제약분야 특허권 남용, 올리브 영, 양판점같은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에 대한 조사가 처음 실시됐다.
공정위는 조직개편 등 전문성을 강화하며 당장 시행이 가능한 것부터 국회와 협의를 통해 바꿀것까지 차근차근 제도 개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당장 시행가능한 고시, 시행령 개정 이어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와 사인의 금지청구권,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등 국회와의 충실한 협의, 협치 과정이 없으면 한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운 과제들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기다릴 수는 없지 않냐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바꿔나가겠다"고 밝힌 데로 당장 시행 가능한 것부터 공정위를 바꾸고 있다.
지난 14일 취임한 김 위원장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벌개혁과 대기업 갑질 청산 등에 나서겠다는 각오이다.
공정위는 22일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과징금 기준을 2배로 올리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 형벌과 이행과징금을 부과하는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27일에는 가맹본부가 분쟁조정 합의 사항을 모두 이행할때만 시정조치를 면제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공정위는 28일에도 표시·광고, 방문판매, 전자상거래 분야의 과징금을 강화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수준을 강화하고, 과징금 감경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도로 실시하는 등 3개 소비자보호 관련 법률의 과징금 부과가 강화될 예정이다.
일부 사례를 모델로 적용을 해보니 이전보다 과징금이 37% 늘어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 제약 특허권 남용,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 처음 조사나서공정위는 지난 26일에 "국내외 71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특허권 남용 실태 조사에 처음 착수했다. 제약업체 등의 요청이 많았지만 본격 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27일에는 CJ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를 포착하고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가전·건강·미용 등 특정 상품군 판매에만 주력하는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전문점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 의지를 밝혔지만 본격적인 조사는 처음이다.
공정위는 TV홈쇼핑, 대형마트, 백화점, 소셜커머스, 온라인쇼핑몰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지만 카테고리 킬러 전문점들은 아직까지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공정위는 치킨값 인상이 논란이 되자 지난 15~16일 BBQ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물가관리기관이 아니고 시장가격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공정위가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조사에 나서자 치킨 가격을 올리려던 치킨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 개혁위한 조직개편, 간담회, 조사 발표 이어져23일에는 김상조 위원장이 직접 나서 삼성,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엘지 등 4대그룹 전문경영인들은 정책 간담회를 열고 "기업들이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조사를 전담할 기업집단국 신설에이어 유통 분야 불공정행위를 전담할 가맹유통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지 흘러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29일 ‘2017년도 하도급거래 분야 상습 법 위반사업자’ 11개 기업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상습위반 기업 명단을 공개한 것은 2014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 공정위는 상습위반업체가 늘자 2014년까지 상습위반업체를 선정해 공개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들어 2015~2016년은 내부적으로 해당 기업을 선정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 김상조 효과…대기업들 스스로 변화김 위원장의 잇따른 개혁정책에 김상조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은 5개 계열사 대표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고 한화그룹도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던 한화S&C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김 위원장의 잇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발언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SK케미칼, 현대중공업, 오리온, 매일유업, BGF리테일 등 최근 지주사 전환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큰 관심을 돌리지 않던 기업들이 공정위가 규제에 나서기 전에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경제민주화는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며 공정위 전속고발권의 단계적 폐지 등 합리적인 정책 추진을 강조하고있다.
29일 한국소비자원 30주년 기념식에서는 "소액·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도 정확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하며 "공정위가 예측가능성, 일관성, 지속가능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