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광고비 떠넘기기로 논란을 빚은 BBQ치킨의 윤홍근 회장이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 전체를 사실상 아들에게 넘기면서 세금은 50만원 정도만 낸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이 최대주주인 가족회사는 내부 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운 후 윤홍근 회장이 보유했던 핵심 회사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고, 다른 회사를 모두 지배하는 지주회사로 변신했다.
14년간 물밑에서 진행된 치밀한 '편법 증여'는 새우가 고래를 잡아 먹는 상황을 연출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윤 회장의 아들인 혜웅씨는 지난 2002년 7살의 나이에 '지엔에스푸드'라는 회사 지분 40%를 갖게 된다.
나머지 지분 60%도 가족들이 나눠 소유했다.
이 회사는 치킨에 뿌리는 소스와 파우더 등을 만들어 BBQ치킨에 제공하던 회사였기 때문에 손쉽게 매출을 올릴수 있는 '알짜'였다.
지엔에스푸드는 매년 수십억원의 이익을 냈고, 2008년부터 핵심 자회사인 BBQ치킨의 지분 10%를 사들였다.
이후 다음해인 2009년 35.8%로 지분을 늘렸고, 20011년에는 역시 가족회사인 지엔에스로지스틱스(물류담당)를 합병하면서 지분은 67.6%로 불어났다. 혜웅씨가 중학교 3학년 때다.
회사 이름을 지금의 제너시스로 바꾸고, 윤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은 BBQ치킨의 지분을 과반을 확보한 2011년이다.
지분 늘리기 작업은 지난해까지 이어져 현재는 84.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대로 윤 회장 몫은 2007년 51.6%에서 지난해 15.1%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윤 회장이 아직 경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길수 있는 토대를 확실히 다져 놓은 것이다.
제너시스는 올 3월 △자회사 정리·육성 △브랜드·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관리·라이센스업 △자회사와 상품·용역 공동개발·판매 등을 업무에 추가하면서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을 공식화했다.
애초 부수품을 만들던 납품 업체가 원청업체의 지주회사가 된 격이다.
BBQ치킨을 포함해 제너시스가 거느린 10여개의 자회사의 가치는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미성년자 아들에게 지분을 넘겨, 이들 자회사를 포함해 회사 전체를 장악할수 있도록 정지 작업을 하면서 낸 세금은 5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애초 지난 2002년 윤 회장이 혜웅씨에 지분을 사줄때 증여세 공제 금액(당시 미성년자 증여 1500만원)을 뺀 500만원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했다. 세율 10%를 적용하면 50만원에 불과하다.
이후 지엔에스푸드가 윤 회장의 지분을 사들이고 지주회사가 될 때는 증여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혜웅씨가 최대 수혜자지만 법인(회사)을 징검다리로 삼아 증여세를 비켜간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과 개인 간 거래에 대해선 개인에게 증여세를 물릴 수 없다"며 "그동안 증여세에 대해 포괄주의를 도입했지만 아직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지분 증여가 법률적 테두리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각종 편법을 동원한 '꼼수'라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일성으로 "대기업, 대재산가의 변칙적인 상속·증여는 그 과정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