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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대신 행동'…무력시위로 北에 엄중 경고

국방/외교

    '말 대신 행동'…무력시위로 北에 엄중 경고

    美·日, 국내 보수층의 우려 차단 등 다목적 포석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북한 도발에 무제한의 강력 대응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전날 화성-14형을 발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성공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응징 차원의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이에 군 당국은 미국 측과의 조율 하에 5일 오전 7시 동해안에서 북한 지도부 타격을 상정한 한미연합 탄도 미사일 사격 훈련을 전격 실시했다.

    5일 오전 동해안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미사일발사 훈련에서 고도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현무-2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합참 제공)

     

    이날 훈련에는 한국군의 현무-Ⅱ와 미8군의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돼 초탄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Ⅱ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사거리 300km의 탄도 미사일로 고도의 정밀도를 자랑하며,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5일 오전 동해안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미사일 훈련에서 현무-2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합참 제공)

     

    유사시 적 지도부를 즉각적으로 정밀 타격, 제거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경고한 셈이다.

    이날 무력시위는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전례없이 강경해진 가운데 실시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를 지시하며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기조가 제재·압박 일변도에서 제재·대화 병행으로 유연화 됐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 사실을 보고 받고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맞불을 놓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무한 보복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최근 미국 방문 중에 북한 정권의 교체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밝히는 등 전향적 신호를 보냈지만 오히려 추가 도발로 응수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에 발표하려던 '신 베를린 선언'의 내용은 원안에서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제재·대화 투트랙 기조의 큰 틀은 변함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무력시위성 미사일 훈련을 전격 지시한 배경에는 북한에 대한 경고 외에도 미국과 일본, 국내 보수세력 등에 대한 다중의 포석이 깔려있다.

    북한의 위협에 호락호락하게 당하는 유약한 정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대북 대화는 물론 응징이 필요할 경우에도 이 역시 한국이 주도할 것이란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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