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공공부문 채용에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이 삭제된 '블라인드' 방식이 의무화된다.
5일 정부는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시했던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에 따른 것이다.
우선 앞으로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입사지원서‧면접에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개인정보 항목은 삭제한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지방공기업은 채용 시 입사지원서에 학력, 키‧체중·용모 등 신체적 조건(사진 부착 요구 포함), 출신지역, 가족관계 등에 대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요구할 수 없게 된다.
지역인재 채용 전형의 경우에도 기존에는 최종학교명을 요구했던 것을 최종학교의 '소재지'로 변경한다.
면접 과정에서도 면접위원에게 응시자의 인적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사전에 교육을 통해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한다.
다만 특수경비직을 채용할 때 시력‧건강한 신체 요구하거나 연구직 채용 과정에서 논문‧학위 등을 확인하는 등 신체적 조건‧학력 등이 직무 수행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또 공무원채용과 같이 응시자 모두 서류전형이 없이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응시자 확인용으로 입사지원서에 사진을 요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본인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류지원 단계에서는 사진을 요구하지 않고, 면접 등 이후 전형 단계에서 사진을 제출하도록 하거나 신분증으로 신원을 확인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진=자료사진)
이와 함께 공공기관·지방공기업이 공정한 실력평가를 실시하도록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지식‧기술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입사지원서부터 채용직무와 관련된 지식‧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훈련, 자격, 경험 등의 항목으로 구성하도록 손을 볼 방침이다.
면접에서도 실력평가를 위한 경험‧상황면접 등 체계화된 면접을 통해 공정한 평가와 선발을 이루도록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32개 모든 공공기관은 이번 달부터, 149개 모든 지방공기업은 인사담당자 교육을 거친 후 다음 달부터 입사지원서와 면접에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이 삭제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그 성과를 '공공기관 인력운영방안'과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지표'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공무원 공개채용의 경우 이미 2005년부터 응시원서에 학력란이 폐지되고, 블라인드 면접이 도입됐지만,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경력채용에서는 임의로 인적사항을 요구하고는 했던 점도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는 '경력채용 부문별 표준화 방안'을 마련해 하반기 경력채용 시험부터 모든 행정기관에서 표준화된 제출서류 양식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능력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이 민간기업으로 확산되도록 채용단계(채용공고-입사지원서-필기‧면접)별로 개선해야할 사항을 정리한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또 채용수요가 있는 중견‧중소기업(400개)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개선, 직무분석을 통한 직무기술서‧면접도구 개발을 지원하는 컨설팅을 실시하고 인사담당자 교육(1000명)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차관을 단장으로 삼아 관계부처, 민간전문가, 관련 단체 등을 모아 '블라인드 채용 확산 추진단'을 운영해 블라인드 채용 이행을 확인·보완할 계획이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실력을 겨룰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고, 채용에서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똑같은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