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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문제가 이단성 여부 기준?"..교계 혐오적 태도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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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문제가 이단성 여부 기준?"..교계 혐오적 태도 바뀌어야

    주요 교단 이단대책위원회, "임보라 목사 이단성 여부 조사 하겠다" 논란

    동성애 문제를 둘러싸고 이단 시비가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를 중심으로 예장통합총회와 감리교 등 8개 주요교단의 이단대책위원회가 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에 속한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이단대책위원들은 임보라 목사가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단성이 있는지 아닌지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예장합동 정기총회에서 시작

    예장합동총회가 기장총회 소속인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임보라 목사에 대해 이단성 여부를 조사해야겠다는 주장은 지난해 9월 열린 예장합동총회 정기총회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예장합동총회는 임보라 목사가 '퀴어 성서 주석' 발간에 동참하고 있고,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찬을 하는 등 동성애 옹호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단성 조사를 해야 한다는 헌의안을 받아들였다.

    예장합동총회 이단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임보라 목사에게 공문을 보내, 이단성 여부를 조사할테니 설교문이나 언론에 보도된 내용 등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 만약 자료를 보내주지 않으면 그동안 이단대책위가 확보한 자료로 이단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예장합동총회는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이단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진용식 목사(예장합동총회 이단대책위원장)는 "기독교 목사로서 교계에 동성애를 퍼트리고 확산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은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단 규정을 하려고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예장합동총회 이단대책위는 조사 기간을 거쳐 오는 9월에 열리는 정기총회 현장에서 보고 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이 보고서의 내용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예장합동총회는 지난 2015년부터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는 내용을 회의 안건으로 올려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예장합동총회와 감리교, 침례교 등으로 구성된 8개 교단 이단대책위는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 조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장합신총회의 한 노회도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는 헌의안을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성애가 이단 판정 기준?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동성애 문제가 이단성 여부의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또, 동성애를 바라보는 대응방식이 너무 혐오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사자인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 역시 "성소수자를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이단성 여부를 따질 일이 맞느냐"며, "무례한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 목사는 또 "동성애에 대한 찬반논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 보수 교계가 하는 방식은 혐오를 조장하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기장총회 전국여교역자회도 임보라 목사 이단성 여부 조사 사건을 두고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총회 전국여교역자회는 "성 소수자 인권옹호와 퀴어성서 주석 번역 등을 문제 삼아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현대판 마녀사냥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여교역자회는 또 "예장합동총회가 무슨 자격으로 임보라 목사의 목회활동에 대해 이단성을 운운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타 교단에서 시비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먼저 예장합동총회 내부의 성폭력과 성추행 문제부터 해결하라"며 "자기 눈의 들보부터 먼저 보실 것을 권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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