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4박6일 독일 순방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독일 베를린으로 출국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5일(이하 독일 현지시간)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며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제가 초석을 닦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4박6일 독일 순방을 위해 이날 오전 베를린에 도착한 직후 한 호텔에서 가진 '동포오찬간담회'에서 "베를린에 오니 감회가 깊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던 이곳이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됐다"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라며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보한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바탕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제재와 대화 병행이라는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인 미국 방문에서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뒀다"며 "모레부터 시작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성과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뜻을 같이 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등 정부 출범 이후 6차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 것을 염두에 둔 듯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한미 간의 공조는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해소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께서도 북핵문제와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저와 새 정부를 믿으시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촛불혁명을 통한 정권교체가 외교무대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거듭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의 유력 언론인 '디 짜이트(Die Zeit)'가 촛불혁명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보도하고 독일 공영방송인 '도이체 벨레(DW)'가 '2016년에 일어난 좋은 일들, 세계 10대 뉴스' 중 촛불혁명을 2번째 뉴스로 보도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이 만들어낸 광장민주주의가 외교무대에 선 대통령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국민들을 부끄럽게 한 일이지만 저는 이런 부끄러움을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승화시킨 우리 국민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이 곳 베를린도 한겨울에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많은 분들이 촛불을 들어주셨는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외국민 200여명이 참석하며 인산인해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