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정화·조재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 이찬열(국민의당)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보고서 채택과 관련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두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을 가결한다고 선언했다.
특위는 박 후보자의 보고서에서 "약 26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각급 법원에서 노동, 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의 재판으로 법이론과 실무에 경험을 갖췄다"며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하지 않고 공익 분야에서 종사한다고 말했고 도덕성 측면에서 특별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은 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이바지할 점 등을 볼 때 대법관 직무를 무난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다만 "청문 과정에서 전관예우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 사법행정에 명확한 소신이 부족하고 사법개혁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지에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를 나온 박 후보자는 서울행정법원 개원 이래 첫 여성 부장판사를 지내는 등 사법부 '유리 천장'을 깬 법관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냈고 진보 성향으로 평가된다.
그가 임명되면 김영란·전수안 전 대법관, 박보영·김소영 현 대법관에 이은 5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다.
특위는 또 조 후보자의 보고서에선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했고 법관 11년을 포함해 35년간 법조 실무 경험으로 전문성과 재판 실무 경험을 갖췄다"며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최초의 후보자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문 과정에서 법관 퇴직 후 두 번의 세무조사를 받은 뒤 세금을 추징받아 청렴성 문제의 지적이 있었고 배우자 음주 운전, 국민연금 미납, 자녀의 조기유학 등 후보자 개인 및 가족의 처신에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특위는 설명했다.
이날 특위에선 조 후보자 보고서에 들어갈 '자녀 조기 유학' 문구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유학의 불법성과 유학비용 등의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이견 조율을 위해 잠시 정회하기도 했다.
제22회 사법시험 수석합격자인 조 후보자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덕수상고를 나와 한국은행에 취업했고, 성균관대 야간부 법학과를 거쳐 판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간첩 등 시국사건에서 소신 있는 판결을 내려 '반골 판사'로 불렸고, 24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도 힘썼다.
박 후보자와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과 대통령 임명 절차만을 남겨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