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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도 돈 있는 사람만 다니라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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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도 돈 있는 사람만 다니라는거냐?"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반발 확산…인하 촉구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위치도. (사진=국토부 제공)

     

    최근 개통된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협약 때 보다 더 비싸게 책정되면서 동서고속도로까지 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사회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만큼 통행료 인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협약 때 보다 1천원 올라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구리시 토평동에서 포천시 신북면까지 본선구간 44.6km와 포천시 소홀읍에서 양주시 회암동을 연결하는 지선구간 6km를 4~6차선으로 잇는 대규모 민자 고속도로다. 모두 2조 8천687억원이 투입돼 지난달 30일 오전 0시 개통됐다.

    포천시, 양주시 및 동두천시 전역에서 30분 내 고속도로 접근이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통행료가 2010년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 때 보다 1천원 가까이 올라 지역사회에서 반발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 12월 실시협약 체결 당시 통행요금이 한국도로공사 요금의 1.02배인 2천 847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통행요금은 33.5% 증가한 3천 800원으로 결정됐다. 같은 날 개통된 동홍천∼양양 고속도로 통행료가 총연장 71.7㎞에 4천100원인 것과 비교해도 비싸다.

    그러자 지자체들은 요금 인하를 요구하며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포천시가 포문을 연 데 이어 구리시도 가세했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남양주·의정부·양주시까지도 동참하기로 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구리시 제공)

     

    구리시는 지난 3일 통행료 인하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보냈다. 지난 5일에는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도 구성해 시청 광장에서 통행료 인하를 비롯해 갈매동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펼쳤다. 앞으로는 20만 구리시민 가운데 절반인 10만 서명운동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이 구간 출·퇴근을 위해 이용하는 시민들은 하루 왕복 7천 600원, 월로 치면 18만 원을 지불한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일반 서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있겠냐"며 "이것은 시쳇말로 앞으로 고속도로도 돈 있는 사람만 이용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국회의원(양주)도 정부가 애초 약속한 도로공사의 1.02배 수준으로 통행료를 인하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협약 때 보다 물가상승분, 총사업비 증가분 등이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서는 방안이 나온 것이 없다"면서 "협약 이후 35%의 물가상승률만 반영해도 3천 800원이 넘는데 시민들이 이해를 못하고 계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서울양양고속도로도 인하 요구 잇따라

    (사진=국토부 제공)

     

    수도권∼동해안 90분 시대를 활짝 열게됐다는 동서고속도로도 지난달 30일 전면 개통됐다.

    서울에서 강원 동해안 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61.4㎞)와 국가예산을 투입한 동홍천~양양(88.5㎞)구간으로 나눠져 있다.

    이번에 개통된 구간은 동홍천∼양양으로, 지난 2008년부터 사업비 2조 3천656억 원을 들여 10년 만에 완공됐다. 서울에서 동홍천(78.5km)까지는 지난 2004년 착공해 2009년에 개통한 데 이어 13년 만에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양양 운행 거리는 기존 175.4㎞에서 150.2㎞로 25.2㎞ 단축됐다. 주행 시간도 2시간 1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40분이나 단축돼 연간 2천 35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강원도의회와 속초시의회는 지난 5일 청와대와 국회, 국토부, 한국도로공사 등에 서울양양고속도로의 통행료 인하를 건의했다.

    서울∼양양 구간은 서울∼강릉 보다 약 42㎞가 짧지만, 통행료는 오히려 2천 100원 정도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주 원인으로는 민자로 건설해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춘천 구간이 지목되고 있다.

    도의회는 건의서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 전 구간 개통으로 강원도는 도약의 기회를 맞았지만, 서울∼강릉 영동고속도로 보다 통행료가 비싸 개통 효과를 반감시키지 않을까 하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양양고속도로 통행료를 현행 ㎞당 77.9원에서 50원대로 인하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속초시의회도 이날 "서울양양고속도로(150.2㎞)는 경부고속도로 서울∼남구미(228.2㎞)와 비교할 때 거리면에서 78㎞나 짧은데도 통행요금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서울∼부산(394㎞) 2만 100원, 서울∼광주(292㎞) 1만 5천200원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안아야 하는 만큼 통행료 인하가 절실하다"고 건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에 대해서는 자금 재조달 등을 통해 요금 인하를 시도는 하고 있다"면서 "지금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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