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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뢰도 하락은 노조 탓? 경영진, '나치' 비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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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신뢰도 하락은 노조 탓? 경영진, '나치' 비유까지

    MBC 경영진이 지난 5~6일 방송문화진흥회 업무보고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MBC 경영진이 현재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의 원인을 또 다시 노조에 돌렸다. 일부 경영진은 '나치'라는 비유까지 들어 노조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간 MBC 경영진으로부터 하반기 업무보고를 들었다.

    5일 보고 당시 김장겸 사장과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MBC 보도를 자화자찬했다. 김 사장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보도로 균형을 잡아왔다"고, 오 본부장은 "보도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19대 대선 보도에서도) 선거방송준칙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4~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신뢰도 하락을 보이고 있는 MBC뉴스의 위기에 대해서도 오 본부장은 "사내 비방 세력이 외부 매체와 연계해 (뉴스를)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오 본부장은 또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냈다.

    그는 업무보고에서 "(MBC본부가) 사람을 같은 사람으로 안 본다. 파업 끝나고 들어온 경력기자들을 희생양 삼아 나치가 유대인 괴롭히듯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이은우 경영본부장 역시 6일 업무보고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목표로 지속적인 교섭을 요청했지만, 노동조합이 단협 테이블에 나오고 있지 않아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은 "(MBC본부 노조원들이) 일을 하긴 하냐. 근로자들의 반 이상이 일을 안 하고 회사가 굴러가는 게 신기할 지경"이라고 거들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사진=김수정 기자)

     

    이에 MBC본부는 7일 성명을 내어 경영진의 행태를 강력 비판했다. MBC본부는 "오늘날 MBC의 '보도 파탄'에 앞장선 자들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망언 퍼레이드"라며 "조작으로 드러난 '문준용 특혜 취업 의혹' 등을 앞장서서 보도한 MBC의 지난 19대 대선 보도는 역대 최악의 편파·왜곡보도의 오명을 남겼다"고 반박했다.

    공공연한 노동조합 공격 발언에 MBC본부는 "노동조합 혐오 발언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지배·개입하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가 부당하게 회사의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해 타결 직전까지 갔던 '부분 단협'이 결렬된 것도 최소한의 요구마저 외면한 사측의 책임 때문이었다"며 "사측의 제안을 수용해 지난달 5명의 실무 교섭위원 명단을 통보했으나 사측은 아직도 회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공정방송 170일 파업 이후, MBC에서는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가 이어졌다. 노조원에 대한 부당징계 71건, 기자·PD·아나운서 등 제작 인력 91명이 본인의 업무와 무관한 비제작부서로 가게 됐으며, 9명이 해고됐다. 이 중 6명(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은 항소심까지 승소했으나 5년이 넘도록 회사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을 무시한 고 이사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는 게 MBC본부의 설명이다. MBC본부는 "MBC 경영진이 자행한 숱한 부당전보로 많은 사원들이 현업에서 쫓겨난 상황을 고 이사장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MBC본부는 "황당하고 참담한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동안 회사에서는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이었다. MBC의 악랄한 노동 탄압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도 경영진은 거짓 주장으로 노동조합과 사원들을 비난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백한 경영진의 노조 탄압 실태에 대해 사법당국은 더욱 철저한 조사에 임해야 한다. 정부의 엄격한 법 집행을 무시하며 범죄를 저지른 책임자와 실무 관련자들 모두 엄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달 29일부터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김홍섭 서울서부지청장은 "MBC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상황에서 노동관계법령 위반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함으로써 노동존중사회 실현과 대등한 노사관계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특별근로감독은 오는 10일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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