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톈진시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혁신과 협력: 글로벌 시대의 도시발전과 지역 거버넌스'라는 주제로 개최된 ‘톈진포럼 2017’에 참석, 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초거대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톈진(天津)을 방문, 최고위급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글로벌 파트너링을 재가동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7일 톈진시 영빈관에서 리훙중(李鴻忠) 당서기와 왕둥펑(王东峰) 시장 등 톈진시 최고위급 인사 10여 명과 만나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및 사업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최 회장과 리 당서기는 이날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겸한 면담에서 석유화학과 정보통신 및 반도체, 친환경에너지, 바이오∙의학 등에 대한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앞서 한국(SK종합화학)과 중국(시노펙)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합작한 에틸렌 생산기지인 '중한석화'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중한석화는 리 당서기가 후베이(湖北)성 당서기로 재직할 때인 지난 2014년 상업생산에 들어가 2015년부터 매년 3천억~4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한중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8월 후베이성을 방문, 리 당서기를 만난데 이어 중한석화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한 바 있다. 리 당서기도 2016년 중국 내 시노펙 공장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중한석화를 방문,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했을 정도다.
최 회장은 이날 "리 당서기가 후베이성 당서기로 재직할 때 SK와 맺었던 협력 관계가 톈진에서도 이어지길 기원한다"면서 "SK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LNG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강점을 가진 만큼 서로에게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에 리 당서기는 "톈진은 물류에서 하이테크 중심으로 산업구조 전환, 석유화학 산업의 현대화,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데 SK가 산업 체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제안했다.
베이징(北京)-톈진-허베이(河北) 등 중국 수도권을 대단위로 개발 정비중인 '징진지 (京津冀) 프로젝트'에 "SK가 정보통신과 친환경 에너지, 건설 분야 노하우를 활용해 명품도시를 구축하는 데 참여해 달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우시 하이닉스 공장과 우한 중한석화에 이어 톈진에서도 또 하나의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면담에 앞서 최 회장은 빈하이신구(滨海新區) 경제특구를 방문, 글로벌 기업 입주 현황과 주요 산업 동향을 살펴봤다. 또 SK루브리컨츠 톈진공장을 방문, 윤활유 생산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7일 오전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중국 난카이(南開)대학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톈진포럼 2017'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도시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산업, 환경 문제 등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날 개막식 축사에서 "도시의 양적 성장 보다는 질적인 발전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사회가 경제 모델과 산업 조정, 사회 거버넌스, 환경보호 정책 등을 적확하게 조율해 삶의 질과 행복을 증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왕둥펑 톈진 시장과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 원희룡 제주도지사, 궁커(龚克) 난카이대 총장 등 3백여 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이항수 PR팀장(전무)은 "최태원 회장의 톈진 방문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지속돼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일수록 SK그룹이 앞장서 한중 양국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