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검찰조사에서 명마(名馬) '블라디미르'를 타고 승마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과 최씨가 '말 세탁'을 하는데 정 씨도 관여했다는 정황이자, 정씨가 삼성의 뇌물을 받아 사용했다는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최근 정 씨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블라디미르를 탄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정 씨 말 관리사와 정 씨 아들의 보모 등 주변인 조사 과정에서도 같은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삼성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 씨 측에 살시도·비타나V·라우싱1233 등 말 3필을 제공했다고 보고있다.
삼성은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최 씨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통해 말을 블라디미르와 스타샤 등으로 교체했다.
삼성이 말을 매각하고 최 씨가 페이퍼컴퍼니 '비덱스포츠'를 통해 블라디미르 등을 구입하는 것처럼 꾸며 범행을 숨기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이다.
따라서 정 씨 본인의 "블라디미르를 탔다"는 진술은 말 세탁에 개입한 것을 넘어 삼성 측이 제공한 뇌물을 받아 챙긴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삼성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면서까지 정 씨의 승마를 지원했고, 정씨가 그 승마특혜를 누렸다는 결정적 증언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이 말을 빌려 줬다면 논란이 불거졌을 때 회수해야지 다른 말로 바꿔 줄 이유가 없다"며 "정씨도 다른 말로 바꿔 받아 탄 것은 말이 자신의 소유라는 것이고, 삼성이 말을 뇌물로 제공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진술은 검찰이 정씨를 '수혜자'가 아닌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한 근거로 풀이된다.
한편 검찰은 2차 구속영장 기각 이후 지난 3일 정씨를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3차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