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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는 없는데 명단에는 있다…젊은 무용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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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에는 없는데 명단에는 있다…젊은 무용인의 눈물

    [지역 무용계 갑질 기획 1]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무대 위에 올라있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빛나는 조명 아래 화려한 몸짓으로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는 무용수들. 하지만 이 현란한 무대 뒤에서는 신인 무용가들이 매마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부산CBS는 모두 4차례에 걸쳐 지역 무용계에서 일어난 갑질 횡포에 대해 기획 보도한다. 첫 번째로 원하지 않는 공연에 억지로 이름을 올려야 하고 개인정보까지 요구하는 고압적인 태도에 숨을 죽여야 하는 젊은 무용가의 사연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지역 유력 무용가 연출 공연에 제자들 이름 도용 의혹

    부산에서 활동 중인 무용가 A씨의 사무실에 지난달 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A씨의 대학 스승 김모씨의 전화였는데, 김씨는 전화를 대신 받은 A씨의 남편 B씨에게 다짜고짜 목소리를 높였다.

    "왜 공연에 안 온 거에요? 지금 곧바로 공연 시작하는데 일단 상해보험에 가입해야 하니 생년월일 알려줘요"

    B씨는 당혹감을 감춘 채 "아내가 공연에 나간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요, 본인도 아닌데 개인 정보를 알려주는 건 안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B씨가 자신의 말에 항변하자 김씨의 반응은 더욱 과격해졌다.

    "내가 김 선생인데, 공연 명단에 올려놓고 왜 모습도 안 보이이나요? 진짜 정신이 나갔나? 빨리 생년월일 부르세요"

    결국 전화로 설전을 벌인 끝에 B씨는 아내의 개인정보를 알려주지 않았고 통화를 끝났다.

    이후 B씨와 A씨가 확인해보니 김씨가 말한 공연은 이날 통화를 끝내고 불과 30분 뒤에 시작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문화 행사 중 하나였다.

    이들이 뒤늦게 확인한 당일 공연 안내 책자에는 A씨 자신을 포함해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동료 무용가들의 이름까지 모두 올라가 있었다.

    일부 무용가가 문제를 제기하자 김씨는 2차례에 걸쳐 명단을 수정했지만,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종 제출된 명단에서도 실제 무대에 서지 않고 이름만 올린 무용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이 다가오자 김씨는 당사자 A씨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A씨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알아낸 뒤 이를 주최 측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느닷없이 A씨의 개인정보를 물어본 것은 평소와 달리 이날 공연을 앞두고 주최 측에서 실제 무대에 오르거나 공연을 진행하는 인력과 명단이 일치하는지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 다른 사람 이름 올려놓고 출연료 주고 받는 '페이백' 횡행

    A씨를 비롯한 지역 무용계 관계자들은 김씨의 이 같은 행동이 공연 참가자 명단을 마치 자신의 고유 권한처럼 마음대로 정하는 갑질이라고 토로했다.

    또 무용계에 이미 넓게 퍼진 이른바 '페이백' 관행을 그대로 이어오다가 반발에 부딪혀 불거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 무용계 관계자는 "주로 공연에 필요한 진행요원의 이름을 허위로 올린 뒤 인건비를 받고, 이를 다시 되돌려받는 '페이백'은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무용단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김씨가 본인 뜻에 따라 공연 출연진 명단을 작성해 올렸다가 수습하지 못 해 생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마지막까지 본인이 출연진을 확인하지 못한 실수로 오해가 생긴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미 한 번 공연을 한 적이 있는 작품이라, 지난 공연 때 명단을 그대로 올렸는데, 이후 마지막까지 명단을 확인하지 않아 다소 오해가 생겼다"며 "실제 공연 석달 전에 이미 안내 책자가 완성되기 때문에 명단을 미리 올렸고, 공연을 할 수 없는 무용수들은 이후에도 명단에서 뺐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역 무용계 갑질 기획" 기사 관련 반론보도문
    노컷뉴스 7월 10일자 [무대에는 없는데 명단에는 있다…젊은 무용인의 눈물] 및 7월 11일자 ["내가 만든 무대인데…"공연 뺏긴 젊은 무용가의 몸짓] 제하의 기사에 대해 기사의 당사자인 부산지역 무용단장인 김모씨가 아래와 같이 반론해 왔습니다.

    첫째, "공연 주최측에서 지난해 입상한 신인무용가 A씨에게 공연 기획을 의뢰했으나 김씨가 연출자로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에 대해 김씨는, 해당 공연은 주최측에서 작품을 대상으로 의뢰한 것이며, 해당 작품은 애초부터 자신이 안무한 것으로, 지난해 15분길이로 발표한 것을 1시간 길이로 재편성하여 새롭게 발표한 것이고, 이는 무용협회 관계자도 확인해 준 사항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둘째, "다른 신인 무용가 B씨가 3월 시작한 축제에 개인 무대를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을 김씨로부터 듣고 수백만원의 사비를 들여 준비했으나 안내 책자에는 스승인 김씨의 이름이 연출가로 올라가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김씨는, 해당 축제는 연극제로서 주최측에서 개인 명의가 아닌 단체명을 기재할 것을 요구했으므로 두 명의 제자를 대표하는 의미에서 자신의 이름을 안무가가 아닌 연극의 '연출자' 개념으로 기재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또 B씨가 안무한 작품임이 팜플렛에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었으나, 일부 팜플렛이 잘못 제작되어 오해가 발생했을 뿐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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